1~9월 순익 전년比 8.2% 늘어 3분기로만 따지면 0.4% 증가 우리 26일, 신한-하나 27일 발표 순이자마진 하락 등에 전망 우울
KB금융지주가 올해 1∼3분기(1∼9월)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3분기(7∼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KB금융을 시작으로 이번 주 4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지만 다른 지주들의 실적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은행의 주 수입원인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데다 연체율 상승으로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KB금융은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3321억 원) 늘어난 4조3704억 원이라고 밝혔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3분기 순이익은 1조37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약 8.4% 줄어든 수준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KB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신회계제도(IFRS17)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면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기타 영업손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이 어두운 것은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올 3분기 은행권의 평균 순이자마진이 전 분기 대비 약 0.02%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연 6%대에 달하는 고금리로 유치했던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다시 시작돼 조달 비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이 홀로 실적 상승을 거둔 것도 조달 비용을 낮춘 영향이 컸다.
대출 연체율의 상승으로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한 점도 실적 악화의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0.35%였던 은행권의 연체율은 7월 0.39%, 8월 0.40%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제적인 충당금으로 인해 대손 비용이 얼마나 오를지도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