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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소 반드시 유치해 지방소멸 막을 것”

입력 | 2023-10-25 03:00:00

오도창 영양군수 인터뷰
올해 인구 1만6000명 무너져… 전략적 선택-대안 필요한 상황
민관 힘 합쳐 유치위원회 출범… 발전소 주변엔 관광명소 조성




오도창 경북 영양군수는 24일 “지금 영양의 지방 소멸 위기는 현실로 다가왔다. 양수발전소 유치 같은 대규모 국책 사업만이 확실한 대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영양군 제공

“영양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양수발전소를 꼭 유치하겠습니다.”

오도창 경북 영양군수는 24일 “영양군은 올해 1월 기준 인구 1만6000명이 무너져 심각한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새로운 돌파구, 전략적 선택이 필요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양군의 지난해 사망자는 295명으로 출생자 32명의 9.2배에 달했다. 현재 인구는 울릉군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적다. 오 군수는 “저조한 출생은 인구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지역 낙후는 전국 최하위로 꼽힐 정도”라며 “각종 정책으로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영양군은 200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신생아 양육비 지원 조례를, 2020년 경북에서 최초로 인구 증가정책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출산장려금과 전입지원금, 주민 건강검진비 및 산후조리비, 결혼 비용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펴고 있지만, 인구 늘리기와 경제 활성화 등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12일 경북 영양군 영양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양수발전소 유치 염원 범군민 총결의대회’에 1만여 명이 모였다. 영양군 제공

오 군수는 “확실한 대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영양이 선택한 것이 바로 적극적인 공공기관 유치였다”며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로 꼽히는 교정 시설뿐만 아니라 양수발전소 유치에 지역민 모두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양의 정주 여건 실정은….

“지난 5년간 주택 수는 크게 변동이 없다. 대부분 20년 이상 낡은 주택이라서 청년 인구가 요구하는 양질의 주거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또 영양군의 인구 1명당 공원 면적 비율은 전국 평균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으로 도심 내 휴식 공간도 매우 부족하다. 통합 공공임대주택 사업, 생활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정주 환경 개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인구 고령화 문제 해소 방안은….

“영양군은 지난해 기준 고령화율이 40% 정도다. 농기계 고장이나 집안의 전구 교체 같은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면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관련 조례를 제정해 ‘바로민원처리반’을 만들었고, 시행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업 첫해 1100여 건이었던 서비스 실적이 해마다 증가하여 지난해 2390건으로 늘었다. 현재 운영하는 서비스는 전기배선, 취약계층의 전동차, 보일러, 수도, 방충망 수리 등 다양하다.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에서도 요청이 들어와 직원 3명을 더 늘려 총 8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양수발전소 유치 추진 과정은….

“올해 4월 ‘범군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민관이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5월 여론조사 때 주민들의 찬성률이 96.9%로 조사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희망 단체별로 길거리 유치 홍보 활동인 릴레이 캠페인을 매주 1, 2회 실시 중이다. 관내 1업소 1현수막 게시 운동도 적극적이다. 특히 이달 12일 영양군민체육대회 때 개최한 범군민 총결의대회에는 전체 인구의 66%인 약 1만 명이 참석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영양군이 양수발전소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양수발전소는 남는 전력을 이용해 펌프로 고지대 저수지에 물을 퍼 올려 저장한 다음 필요한 시기에 물을 이용해 발전하는 시설이다. 낙차가 300m 이상으로 양수발전과 주변 송전선로와 가까워야 한다. 우리가 내세우는 일월면 용화1리는 상하 부지 표고차가 300m 이상으로 설비 규모 1000MW 대용량 발전이 가능하다. 수몰 예정지에 14가구가 거주해 다른 지역 대비 이주 비용도 적다.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공시지가로 부지 보상 시 예산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양수발전 변전 시설과 주변 연계 선로망 거리 또한 15㎞ 정도이며, 철탑 선로 예정 부지도 90% 이상 국유지이기 때문에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양수발전소 유치에 따른 기대 효과는….

“총사업비 약 2조 원, 건설 기간 약 14년, 이후 60년을 가동하는 양수발전소 유치는 영양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확실한 대안이라고 본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사 직원이 이주해 인구가 늘어나고 신규 일자리도 150개 이상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전소 주변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추진 중이다. 양양 무주 청평 등 다른 지역 양수발전소 홍보관 방문객은 연평균 10만 명이라고 한다. 다음 달 예정된 우선 사업자 발표 때까지 지역민 모두 하나의 희망, 하나의 마음으로 모두가 염원하는 양수발전소 유치를 이뤄낼 것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