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부 부처들 현장 찾아가 ‘물가 점검’… “가격 안정 협조를” 당부

입력 | 2023-10-25 03:00:00

韓총리 “고물가-고금리와 전쟁”
농식품부 “계란 공급 늘려 부담 완화”
산자부는 “석유시장 점검단 가동”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마늘 등 김장재료의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4


“각 부처는 민생 안정을 위해 고물가·고금리와 전쟁을 한다는 각오로 임해 주기 바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날 각 정부 부처는 유통 현장을 찾아 물가를 점검하고 가격 안정 협조를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정을 민생 위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정부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을 찾아 배추 등 식료품 물가를 점검하는 한편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한 총리는 각 부처 장차관에게 “현장을 자주 찾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날 설탕, 달걀 유통 현장을 방문해 가격 안정을 당부했다. 농식품부 권재한 농업혁신정책실장은 CJ제일제당 인천1공장을 방문해 설탕 재고 상황을 점검했다. 권 실장은 “제당업계가 내년 초까지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할 계획인 만큼 제과·제빵 등 설탕 수요 식품의 제품 가격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식량정책실장도 이날 오후 경기 평택시에 있는 계란유통센터를 방문해 “소비자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을 확대해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식료품 가격을 점검했다. 김 차관은 “대파와 생강 등 가격이 상승한 김장 채소에 대해 산지농협의 납품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석유 가격 안정을 위해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점검단은 석유시장 가격 현황과 물가 영향 등을 점검하고 주유소 등의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해 기름값 안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와 환율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세계 경제에 고물가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업계는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가 적극적인 물가 안정책을 펴는 데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민생 경쟁’에 돌입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선거에서 중도층 민심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민생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