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조직, 테이프로 온몸에 마약 두르고 입국 자전거나 차량용 부품 분해해 내부에 숨기기도 경로는 국제우편·항공여행자·특송화물 등 다양
온 몸에 두르거나 차량 부품 내부에 숨기는 등 마약 밀수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종 마약까지 계속해서 등장해 당국의 마약 탐지가 난항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탐지 장비의 최신화와 해외 공조 등을 통해 마약 공급선을 끊고, 교육을 통해 마약 수요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한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다국적 마약조직을 도왔다는 혐의로 입건된 인천공항 세관 직원 4명에 대해 금명간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조직원들에게 “세관 직원이 ‘캐리어를 내리고 빨리 지나가라’는 손짓을 해줬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다국적 마약 조직은 올해 1월27일부터 약 9개월간 필로폰 74㎏를 국내로 밀반입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은 1인당 투명 박스 테이프 4개를 사용해 온몸에 마약을 감고서, 두꺼운 겉옷 등에 필로폰 24㎏을 숨겨 국내로 들여왔다고 한다.
또 말레이시아 조직은 범행 목적으로 특수제작한 나무 도마에 홈을 판 뒤 약을 숨기는 식으로 밀반입하려 했는데, 마약 밀반입에 나무 도마가 이용된 것은 국내 검거 사례 중 처음이다.
이처럼 최근 마약 밀수 방식은 다양화되고 있다. 지난 22일 6개국에서 마약을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조선족 마약조직 일당은 과일 통조림 캔, 자전거 안장, 야구 배트, 속옷 등에 마약을 숨겨 마약을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세청이 단속한 마약류 밀수 경로는 국제우편 2035건, 항공 여행자 932건, 특송화물 615건 등이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관세청의 마약류 밀수 단속은 총 4175건으로 단속된 마약류를 중량으로 따지면 2900㎏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5765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밀수 방법의 다양화와 함께 신종 마약의 등장으로 경찰과 관세청 등이 마약 탐지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관세청은 마약 탐지견과 마약 탐지 장비 등을 활용해 마약 밀반입을 검사하는데,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마약 범위는 한정적인 반면, 신종 마약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관세청 관계자는 “마약 탐지견 1마리를 기르는 데 약 1년 4개월이 걸리고, 이후 신종 마약이 발견돼 이를 습득하는 데 약 16주가 걸린다”며 “마약 탐지 장비도 탐지할 수 있는 마약 종류에 한계가 있는 상황인데, 신종 마약이 크게 늘고 밀수 방법도 다양해져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쏟아져 들어오는 마약 밀반입 사건들에 대해 탐지 장비의 최신화와 해외 공조 등을 통해 마약 공급선을 끊고, 교육을 통해 마약 수요선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 교수는 “우선 경찰과 관세청에서 마약 밀수 방법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검사할 수 있어야 한다. 탐지 장비 등의 최신화와 해외 공조 등을 통해 마약 밀수를 발빠르게 막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교육 등을 통해 마약 수요를 계속해서 차단해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