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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수치 더 높다”…임신부 비만관리, 당뇨만큼 중요

입력 | 2023-10-25 09:27:00

임신 전 BMI 25kg/㎡ 이상 임신부
관리 잘한 임신성 당뇨보다 부작용↑




임신 중 체중 관리도 임신 중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임신성 당뇨병’ 관리만큼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 교수팀이 2016년 1월부터 2020년 12월 사이 병원에서 산전 관리를 받으며 태아 한 명을 낳은 산모 3078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이 임신부와 태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결과 ‘임신성 당뇨병 없이 비만인 임신부’가 ‘비만 없이 임신성 당뇨병만 진단된 임신부’보다 전반적인 부작용 발생 수치가 더 높았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군을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 유무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룹1은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이 모두 없는 경우, 그룹2는 비만 없이 임신성 당뇨병만 있는 경우, 그룹3는 임신성 당뇨병 없이 비만인 경우, 그룹4는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 모두 있는 경우로 구분했다. 비만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아시아 여성 비만 기준’에 따라 임신 전 체질량지수가 25kg/㎡ 이상인 임신부로 정했다.

해당 그룹에서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된 임신부들은 산전 관리 과정으로 임신성 당뇨병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이어트와 운동에 대한 세부 교육을 받고 주기적인 당 수치 검사를 통해 필요하면 인슐린 치료를 받았다

연구 결과 그룹3(임신성 당뇨병 없이 비만인 임신부)이 그룹2(비만 없이 임신성 당뇨병만 진단된 임신부)보다 전반적으로 부작용 발생 수치가 더 높았다. 특히 (응급)제왕절개, 신생아 저혈당증,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그룹2가 임신성 당뇨도 비만도 없었던 그룹1과 비교해 부작용 발생 수치가 전반적으로 비슷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당뇨 수치를 잘 관리한 산모는 비만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일반 산모만큼 안전한 출산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학연구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상 체중 여성들은 임신 후 기존 체중보다 11.5~16kg 늘어나는 게 적정하다고 한다. 체중이 정상인 한국 여성의 체질량지수는 18.5~22.9kg/㎡ 범위에 있다. 반면 임신 전 체질량지수가 23~24.9kg/㎡인 과체중 여성은 7~11.5kg, 25kg/㎡이상인 비만 여성은 5~9kg 정도 증가하는 것이 적정하다.

실제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 지침에서는 임신 전부터 체중 감소를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 지침에서는 구체적으로 임신 전 체질량지수를 25~30 kg/㎡ 미만으로 감소시킨 후 임신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임신 후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질병으로 ‘임신성 당뇨병’이 있다. 임신 중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은 경우 거대아, 견갑난산 및 제왕절개 수술률 증가 등 여러 합병증이 높아진다. 병원에서는 임신성 당뇨병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산모는 식사, 운동, 인슐린 치료 등으로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한다.

오 교수는 “미국 산부인과학회와 영국의 지침에 따르면 모든 임신부는 임신 중 하루에 적어도 30분 정도, 중등도 강도의 신체 활동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임신 후 신체 활동을 적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심지어 많이 누워 지내는 것이 조산을 예방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내 연구 결과를 통해 비만 임신부들에 대한 체중 관리 중요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면서 ”개별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 관리’를 통해 임신부들이 안전하게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코리안 메디컬 사이언스(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