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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I “우울증 여성은 해마 타우린 농도 20% 낮아”

입력 | 2023-10-25 11:24:00

초고자장 7T MRI 활용해 인체 뇌 정밀 관찰
우울증 발병 기전과 진단법 개발 기여 기대




국내 연구진이 우울증과 기억·학습 기능에서 타우린의 역할을 규명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바이오화학분석팀 송영규·조지현·정재준 박사가 ‘초고자장 7T 휴먼 MRI’ 장비를 활용해 우울증을 보이는 젊은 여성 뇌의 해마에서 타우린의 농도가 현저히 감소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김형준 박사, 충남대학교 손진훈 교수팀과 공동연구으로 19~29세 우울증 질환자 실험군 36명과 일반인 대조군 40명을 비교한 결과다.

우울증은 개인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손실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는 최근들어 20대 여성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MRI 연구에서는 주로 뇌의 가장자리인 대뇌피질 영역에 국한돼 신경대사체의 변화를 밝히는 데 주력해 왔고 뇌 안쪽에 위치한 해마에서의 신경대사체와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밝힌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번에 연구팀은 조사 대상 20대 여성의 전두엽, 후두엽, 해마 부위에 존재하는 타우린을 포함한 콜린, 크레아틴, 글루타민, 글루타메이트, 마이오-이노시톨, N-아세틸 아스파테이트 등 7개 신경대사체의 농도를 각 측정해 비교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높은 신호감도와 고분해능을 얻을 수 있는 7T MRI를 이용, 화학적 이동 변위 오류를 줄이도록 설계된 sLASER 펄스열을 사용해 해마에서 미세한 타우린의 신호차이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펄스열(pulse sequence)은 MRI 촬영에 사용되는 라디오 주파수의 펄스와 경사자장을 제어하는 일련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측정 결과, 우울증 실험군과 일반인 대조군의 해마에서 측정된 타우린의 평균 농도는 각각 0.91mM, 1.13mM으로, 우울증이 있는 젊은 여성의 해마 속 타우린 농도가 일반인보다 약 2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결과다.

또 7T MRI로 찍은 고해상도 구조영상을 기반으로 개인에 따라 다르게 분포하는 백질, 회백질 등 뇌 조직의 특성을 반영해 대사체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했다.

이는 향후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뇌 질환 연구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생물 정신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 ‘Biological Psychiatry’지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논문명:Association between taurine level in the hippocampus and major depressive disorder in young women: a proton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study at 7 Tesla)

이번 공동연구에서 KBSI 조지현 박사 연구팀은 우울증과 해마 속 타우린 농도 간 연관성에 대한 초기 아이디어 발굴과 7T MRI를 이용한 뇌 대사체 측정 및 데이터 분석을 맡았으며 한의학연과 충남대 연구팀은 일반인을 포함한 우울증 실험군 모집, 심리 검사, 전문가 면접 및 인구통계학적 정보관리를 수행했다.

KBSI 조지현 박사는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해마 속 타우린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촉진시켜, 우울증의 발병 기전과 진단법 개발에 기여할 것”며 “최첨단 연구장비를 활용해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 관찰에 의한 타우린 농도 변화, 타우린의 인체 복용에 따른 우울증의 치료 효과에 대한 후속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