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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담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투자-번역도 알아서 해주네

입력 | 2023-10-26 03:00:00

금융권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인공지능
미래에셋 ‘어닝콜 읽어주는 AI’… 해외주식 뉴스 실시간으로 번역
신한은행 AI 상담 로봇 ‘쏠리’… 최근 연말정산 상담서비스 도입




《인공지능(AI)이 미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권도 AI를 활용한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 지원 업무부터 AI 기반 자동 투자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 고객 맞춤형 AI 금융 지원 서비스 ‘다이렉트 인덱싱’까지 관련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AI 기반 해외 뉴스·기업 공시 번역 서비스

미래에셋증권은 AI 기술을 활용해 해외 주식 뉴스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어닝콜 읽어주는 AI’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미국 로이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로부터 뉴스를 받아 5분 내 자동으로 번역하고 이를 요약한다. 이 콘텐츠는 미래에셋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무료로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별 맞춤형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AI 투자 비서’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AI 금융 신생 기업인 크래프트테크놀로지와 계약을 맺고 해외 기업공시를 번역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중국·일본·홍콩 등 4개 시장에 상장된 기업 정기 보고서와 주총 안건, 대주주 지분 변동 등의 각종 공시가 번역 대상이다. 이들은 HTS와 MTS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은행권에서는 AI를 통한 비대면 안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올해부터 고객 상담센터 AI 상담 로봇인 ‘쏠리’를 통해 연말정산 안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연말정산 상담 시나리오를 51개로 확대해 청약, 대출, 연금 등의 금융상품 소득공제부터 연말정산 관련 납입증명서 등 각종 서류 발급까지 고객에게 안내해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자사의 모바일 앱인 ‘하나원큐’를 통해 환율 전망 등 다양한 금융 정보를 브리핑해주는 ‘AI뱅커’를 도입했다.





●로보어드바이저·다이렉트 인덱싱으로 새로운 먹거리

로보어드바이저도 AI 금융 부문에서 부상하고 있다. AI가 빅데이터에 기반해 투자자 성향에 맞는 알고리즘을 짜고, 투자자를 대신해 자동으로 매매하는 서비스다. 시장 상황에 맞게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재조정하기도 한다. 알고리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건비가 들지 않아 수수료가 낮고, 데이터 기반의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연금 S톡’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키우GO’를 출시, 마이데이터 사업과 연동해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인 쿼터백과 비대면 투자 일임 서비스 및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다이렉트 인덱싱은 AI를 통해 개별 투자자의 투자 목적과 투자 성향, 생애 주기 등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스스로 맞춤형 지수를 꾸리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DIY(Do it yourself·손수 만들기)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개인 맞춤형 지원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에 따르면 미국의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 규모는 2018년 185조 원에서 2019년 385조 원, 2020년 500조 원, 2025년 2150조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KB증권이 이달 들어 자체 개발한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KB 모아 AI’를 내놓았다. AI 알고리즘의 판단에 따라 고객별 맞춤형 개별 투자 종목 리스트를 알려주고, 고객은 AI의 추천 종목 중 자신이 원하는 투자 자산을 담게 된다. KB증권 관계자는 “다이렉트 인덱싱은 투자자 개별 맞춤형 지수를 만들고, 개별 주식을 직접 보유하게 된다”며 “나만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내놓았다. 올 1월 베타버전을 내놓은 데 이어 2월 정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다이렉트 인덱싱 기능이 포함된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