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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의 반란, 월드시리즈 상륙… “김병현 선배 보이시죠”

입력 | 2023-10-26 03:00:00

가을야구 12개팀 중 승률 최하위… 상위팀들 연파, 22년만에 WS 진출
김병현 마무리 시대 그후 처음… 28일 텍사스와 마지막 승부 첫판
우승확률 2% 예상 넘을지 주목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선수들이 25일 필라델피아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4-2로 승리한 뒤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애리조나는 텍사스를 상대로 창단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애리조나와 뉴욕 양키스가 맞붙은 2001년 월드시리즈(WS)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포스트시즌(PS) 승부 중 하나로 꼽힌다. 애리조나는 안방에서 먼저 2승을 올렸지만 뉴욕에서 3연패를 당한 뒤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 2연승을 거두고 1998년 창단 이후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애리조나 마무리 투수였던 김병현(사진)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와 챔피언십시리즈(NLCS) 총 4경기에서 3세이브를 올리면서 팀의 WS 진출을 도왔다. 그러나 WS에서는 4차전 9회말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동점 홈런, 10회말 데릭 지터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준 뒤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5차전에서도 2-0으로 앞서가던 9회말 스콧 브로셔스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애리조나는 최종 7차전에서 ‘원투펀치’ 커트 실링을 선발, 랜디 존슨을 마무리 투수로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그리고 1-2로 뒤진 9회말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를 무너뜨리며 3-2 역전승을 거뒀다.

그해를 마지막으로 작년까지 21년간 WS 무대를 밟지 못했던 애리조나가 올해 다시 한 번 ‘신데렐라 스토리’에 도전한다. 애리조나는 25일 필라델피아 방문경기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최종 7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WS행 티켓을 따냈다.

애리조나는 정규시즌에 승률 0.519(84승 78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가을 잔치’ 무대를 밟은 12개 팀 가운데 마이애미와 함께 승률이 가장 낮은 팀이 애리조나였다. PS 대진표가 나온 뒤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이 예상한 우승 확률도 2.0%로 최하위였다. 이전까지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른 팀이 84승에 그치고도 WS에 진출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애리조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승제)에서 NL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를 2승 무패로 제압한 뒤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에서도 서부지구 우승팀 LA 다저스를 3승 무패로 가볍게 넘어섰다. 그리고 역시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시작해 NLCS까지 오른 필라델피아마저 물리치면서 ‘대권’까지 넘보게 됐다.

NLCS 최우수선수(MVP)는 PS 들어 애리조나 공격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틸리티 플레이어 케텔 마르테에게 돌아갔다. 마르테는 NLCS 7경기에서 타율 0.387(31타수 12안타)을 기록했다. 마르테는 이날도 3-2로 앞선 7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2루타를 때리면서 2017시즌부터 PS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마르테가 WS 1차전에서도 안타를 때리면 PS 최다 연속 경기 안타 타이기록을 쓰게 된다.

애리조나의 WS 상대는 1961년 창단 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텍사스다. 역시 와일드카드로 출발한 텍사스는 휴스턴을 꺾고 WS에 선착했다. 와일드카드 팀끼리 WS 맞대결을 벌이는 건 2002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WS 1차전은 28일 오전 9시 3분 텍사스 안방 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다. 글로브 라이프 필드와 애리조나 안방 구장 체이스필드는 모두 개폐형 돔구장이다. 돔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팀끼리 WS에서 맞붙는 건 처음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