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4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롯데 제공 ⓒ News1
내년 시즌 프로야구는 큰 변화를 맞이한다. ‘로봇 심판’으로 통하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 클록 등을 도입해 공정한 판정과 속도감 있는 야구 경기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 중에서도 ‘로봇 심판’에 쏠리는 관심이 지대하다. 비디오 판독의 도입으로 전체적인 오심의 수는 크게 줄었지만, 판독 대상이 아닌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봇 심판이 도입될 경우 ‘포수’ 포지션의 평가 기준도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프레이밍’도 좋은 포수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였다. 프레이밍은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는 공을 ‘미트질’을 통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끔 하는 것이다. 심판의 눈을 현혹하는 ‘고급 스킬’인 셈이다.
그런데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사람이 아닌 ‘AI’가 내린다면 프레이밍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포수를 평가하는 주요한 기준 하나가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포수 출신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로봇 심판이 도입된다고 해도 포수의 프레이밍이 필요없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이 공을 던질 때 포수가 얼마나 잘 잡아주느냐에 따라 투수가 더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로봇 심판이 도입되더라도 포수를 바라보는 기준이나 포수 육성 기조 등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롯데 유강남(오른쪽)과 나균안. 뉴스1 DB
롯데의 주전 포수 유강남(31)의 생각도 김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유강남은 KBO리그에서 프레이밍 능력이 가장 빼어난 포수로 꼽힌다.
그는 “로봇 심판이 도입된다고 해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포수가 불안하게 받는다면 투수에게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판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투수를 위해서라도 똑같이 잘 잡아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 사령탑으로 새롭게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롯데의 포수진에 대한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김 감독은 “현재 롯데 포수들이 리그에서 최상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직접 크게 이야기할 부분은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유강남도 “조금도 허점을 보이지 않게 스프링캠프부터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면서 “감독님의 그런 평가를 꾸준하게 들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