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반대매매→하한가→반대매매 반복 키움증권 미수금, 업계 추산 최대 3000억대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영풍제지가 일주일 만에 거래가 재개되면서 하한가로 직행했다. 거래 정지 기간 소화하지 못했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다시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오후 1시3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만150원(29.94%) 하락한 2만3750원을 가리키고 있다. 모기업 대양금속도 거래를 시작하자마자 하한가를 기록했다.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돌연 하한가로 다음날인 19일부터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이런 탓에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채권을 청산하지 못한 키움증권은 미수금이 4943억원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키움증권 측은 “(거래가 재개되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며 “고객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24일 기준 5487억원으로 지난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5000억원대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512억원에 불과했던 반대매매 금액은 영풍제지 하한가 발생 당일인 지난 18일 2768억원으로 급등한 뒤 다음날부터 5000억원대를 유지 중이다.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지난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1조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거래 정지로 청산하지 못한 미수금이 그대로 쌓여있던 탓이다.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돼 반대매매 물량이 나온 만큼 역대급 금액으로 착시 현상이 생겼던 반대매매 관련 통계는 차츰 제자리를 찾아갈 전망이다.
거래 재개 첫 날 반대매매 규모는 다음날 오후 확인 가능하다. 금투협은 매일 증권사들로부터 전날 위탁매매 미수금, 반대매매 금액 등 수치를 취합해 오후 3시30분께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다만 금투협 반대매매 통계는 미수 거래에 의한 것으로 신용 거래에 의한 반대매매가 포함되지 않는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의 정확한 손실 규모는 해당 종목의 거래 재개에 따른 반대매매 이후 1차 규모와 이후 고객 변제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며 “이날부터 5회 연속 하한가를 가정했을 때 3558억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수금 관련 최대 손실액은 3550억원 수준으로 생각된다”며 “지난 4월에 발생한 키움증권의 차액결제게좌(CFD) 관련 손실 800억원이 아직 전체 회수가 되지 못한 점을 감안시 미수금 회수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 급락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며 신용융자 잔고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24일 기준 17조8234억원으로 올해 3월 이후 최저치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9조원대였던 금액은 17조원대로 낮아졌다. 증권사들은 영풍제지 하한가 이후신용 관련 리스크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