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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999일간 치료’ 덴마크 병원선, 귀항 70주년 행사

입력 | 2023-10-26 15:50:00


6·25전쟁 때 한국에서 999일 동안 유엔군과 한국 민간인을 치료한 덴마크 병원선 ‘유틀란디아호’의 귀항 7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고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이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덴마크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의료지원 의사를 밝힌 국가다.

주덴마크 한국대사관과 덴마크 참전용사협회는 전날 공동으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왕립요새 카스텔레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기념식은 유엔의 날(10월 24일)과 유틀란디아호의 귀항일(1953년 10월 16일) 70주년을 함께 기리는 취지를 담았다. 이 자리에는 김형길 주덴마크 한국대사, 닐스 아너슨 덴마크 참전용사협회장, 안더스 랜드칼 덴마크 적십자 사무총장, 야콥 알렉사 덴마크 국방사령부 소장, 하태종 주독일 국방무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유틀란디아호에 승선해 복무했던 에릭 브뢴덤 씨(88)를 비롯한 참전용사와 가족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브뢴덤 씨는 17세였던 1952년 9월부터 정전협정 체결 뒤인 1953년 10월까지 유틀란디아호에서 일했다.

김 대사는 기념사를 통해 “유틀란디아호의 6·25전쟁 파견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게 건네진 소중한 도움의 손길이자 덴마크 전통적 가치의 발현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덴마크의 인도주의 외교의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국가보훈부가 수여한 ‘평화의 사도 메달’을 브뢴덤 씨에게 전달했다. 덴마크 참전용사협회 및 헨릭 야트 유틀란디아호 참전용사회 회장대행에게 보훈부 장관 명의 감사패를, 덴마크 적십자와 덴마크 참전용사협회 코펜하겐 지부, 덴마크 참전용사협회장에는 주덴마크 대사 명의 감사패를 각각 수여했다.

덴마크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의료지원 의사를 밝히며 4개의 수술실과 356개의 병상이 구비된 당시 최신식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를 한국에 파견했다. 이 병원선은 덴마크로 귀항하기까지 한국에 3회에 거쳐 999일간 파견됐다. 유엔 군인뿐만 아니라 한국 민간인 수만 명을 치료했다고 대사관은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