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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五里霧中(오리무중)(다섯 오, 마을 리, 안개 무, 가운데 중)

입력 | 2023-10-27 03:00:00


● 유래: 후한서(後漢書) 장해전(張楷傳)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후한 때의 장해는 춘추, 고문상서 등에 정통한 학자로, 제자가 100여 명에 이르렀지요. 그의 명성을 듣고 이름 있는 학자와 세도가들이 모두 그와 가까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때 묻은 자들과 섞이기를 싫어하여 시골로 들어가 숨어 살았습니다. 당시 장관들이 그를 천거하여 장릉령에 임명하였으나 그는 끝내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홍농산으로 숨어버렸지요. 많은 학자와 제자들이 그를 좇아 이사를 와서, 화음산 남쪽에는 그의 호를 딴 공초시라는 마을이 생기기까지 했습니다. 중앙에서 그를 현량(賢良)으로 천거했으나 역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는 학문뿐만 아니라 도술에도 능력이 뛰어나 5리 안을 안개(五里霧)로 뒤덮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당시 관서 사람인 배우도 3리 안을 안개로 뒤덮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스스로 장해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장해를 따라 배우려고 했으나 장해는 끝내 그를 만나 주지 않았습니다.



● 생각거리: 장해가 도술을 부려 5리 안을 안개로 뒤덮게 만들었다는 것에서 ‘오리무중(五里霧中)’이 생기게 되었지요. 안개 속에서는 길을 찾기가 힘들 듯, 어떤 일의 갈피를 잡기 어렵거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움을 빗대는 말입니다. 이를테면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이 미궁에 빠지거나 누군가의 행방을 알 수 없을 때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