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2명 인선 마무리, 오늘 첫 회의 박성중 김경진 오신환 합류 하태경-윤희숙 등 비윤계 빠져 당내 “당에 쓴소리할 인물 없어… 인 위원장부터 불출마 선언해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6일 혁신위원 12명 명단을 확정하고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현역 의원으로는 박성중 의원(재선)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고, 전직 의원 중에는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과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합류했다. 인요한 위원장을 제외한 혁신위원 12명 중 여성이 7명으로 과반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00년생을 포함해 MZ세대(1980∼2000년대생)가 절반인 6명이다. 인 위원장은 “여성, 청년, 당하고 관계없는 외부 인사를 많이 배려했다”고 밝혔다. 혁신위원회 명칭은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로 정했고 60일간 활동한다.
당에 쓴소리를 냈던 하태경 의원, 윤희숙 전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내에선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하면서 실제 변화와 쇄신을 이뤄낼 정치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 위원장이 ‘총선 공천에 아예 손을 안 대느냐’는 질문에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고 밝히며 총선 공천에 관여할 것임을 시사하자 당내에선 “인 위원장부터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강남 지역구 친윤 의원 포함 논란
인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을 찾아 “쓴 약을, 꼭 먹어야 할 약을 조제해 아주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길을 찾아가겠다”며 “완전히 전권을 갖고 원한 대로 (인선했다)”라며 혁신위 12명 명단을 발표했다. 12명 중 당내외 인사가 각각 6명이다.
당내 인사는 서울 3명에 영남, 호남, 충청이 각 1명씩이다. 서울에선 전현직 의원이 포함됐다. 서울 서초을의 박 의원이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포함된 데는 수도권 의원을 넣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의원은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소속으로 계파색이 엷지만 친윤계로 분류돼 당 지도부에 제대로 된 쓴소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의 지역구가 출마하면 당선이 보장돼 영남권과 마찬가지로 기득권 지역구로 여겨지는 강남 지역이라는 점도 논란이 됐다.
이날 최고위에서도 “박 의원의 혁신위원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김기현 대표가 “인 위원장 결정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설득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최고위 사전회의 때 ‘박성중이 무슨 혁신이냐’, ‘쇄신의 대상이 쇄신을 하느냐’며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며 “지도부가 추천한 인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 당내 인사는 대구 경제부시장을 지낸 정해용 당 대표 특별보좌역, 정선화 전북 전주병 당협위원장, 이소희 세종시의회 의원 등이다.
당 외부 인사는 6명 중 5명이 여성이다.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등이다. 이외 남성은 2000년대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이 합류했다.
● 당내선 “불출마 선언해야 제대로 혁신”
인 위원장은 통합-희생-다양성을 인선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이 요구했던 하태경 의원, 윤희숙 전 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윤 전 의원은 인 위원장의 혁신위 동참 요청을 거절했다. 윤 전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권력을 하나도 내려놓지 않고 혁신위 혁신안을 취사 선택하겠다는 구조”라며 “지도부의 쇄신 의지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한 비주류 의원은 “친윤 핵심은 없지만 친윤 핵심이 되고 싶은 위원들로 구성한 것 아니냐. 쇄신 목소리를 낼지 의문”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가 쓴소리를 많이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혁신위는 27일 첫 회의를 연다. 23일 임명 직후 광주 5·18묘지 참배 계획을 밝힌 인 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찾아뵙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내려가서 만나려 한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