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내년 6월 소득세 3만엔·주민세 1만엔 정액감세 계획 자민·공명, 오늘부터 정액 감세 위한 제도 설계 등 논의 착수 與내에선 ‘상위 5%’나 ‘연봉 2000만엔 초과’ 감세 배제 의견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7일 방위비 증가의 재원에 충당하기 위한 증세의 개시 시기에 대해 내년에는 보류할 생각을 나타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2024년부터 실시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며 “(소득세의) 정액 감세와 동시에 실시하지 않는다”고 명언했다.
정액 감세는 2024년도에 1인당 소득세를 3만엔, 주민세를 1만엔 각각 감세하는 방향이다.
세수 증대에 따른 환원책으로 주민세 비과세 가구에 지급하는 7만엔(가구당)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고통받는 분들에게 속도감 있게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연내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감세로 재정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디플레이션 탈피야말로 재정재건에 가장 중요하다. 소득세 감세로 디플레이션 탈피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조회장도 이날 예산위에서 앞으로 감세 방안을 검토할 때 증세하는 것은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두고 “내년에는 방위 증세를 하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책으로 2023~2027년도 5년간 총 43조5000억엔(약 400조원)을 방위비에 투입하기로 지난해 말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염두에 두고 내년부터 방위비를 늘리기 위해 증세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기시다 총리가 소득세 감세를 여당에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과 달리 방위비 증액의 재원 확보를 위한 소득세 증세는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20일 기자회견에서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모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기시다 총리가 검토를 지시한 소득세 감세에 대해 “최근의 물가 급등 등 국민의 생활을 지킨다는 관점에서의 대책”으로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조치라는 점을 지적하고, 방위비 증액은 국가의 안보와 관련된 항구적인 조치라고 대비했다.
한편 자민·공명 양당의 세제조사회는 27일 각각 비공식 간부회의를 열어 2024년도 세제개정을 위한 소득세 감세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보도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기시다 총리가 지시한 1인당 4만엔의 정액 감세를 내년 6월에 실시할 수 있도록 제도 설계 등을 논의한다. 감세 대상의 축소 등이 논점이 될 전망이라고 통신이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27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국민이 고물가 속에서 힘을 낼 수 있도록 소득세, 주민세 형태로 환원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감세 대상을 소득에 관계없이 혜택을 부여하자는 기시다 총리의 방침과 달리, 자민당 내에서는 ‘상위 5%’나 ‘연봉 2000만엔 초과’를 감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이 난무한다고 통신이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