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점사업에 韓기술력 활용 기대 “방산도 많은 협력 원해” 언급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사진)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도시 개발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에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해 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수차례 만남에서 사우디의 네옴시티 등 ‘기가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직접 언급했다고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사업 규모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에 이르는 스마트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 성공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의 첨단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또 윤 대통령에게 “방산 분야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많은 협력을 원한다”고 발언했다. 23일(현지 시간) 윤 대통령이 사우디 국방장관과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해 안보 상황을 공유할 때 분위기도 상당히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이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의 제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윤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개혁 정책을 강조하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자국 산업의 석유 의존도를 탈피하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시키기 위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1985년생인 빈 살만 왕세자가 앞으로 30년, 40년, 50년 (통치) 하는 동안 제조업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4일 윤 대통령이 묵던 영빈관에 예정 없이 찾아와 환담한 뒤, 윤 대통령을 태우고 벤츠 차량을 직접 운전해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