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 600여명·용산구청 900명 투입 “이태원 참사 영향…새벽 3시까지 근무” “경찰 안전업무까지 행정 공무원 동원”
핼러윈 데이에 대비해 각 구청들이 하위직 공무원들을 행사 안전관리요원으로 대거 투입하면서, 내부에서 ‘사실상 무료 봉사’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주말마다 각종 행사에 안전관리인원으로 동원돼 한 달 내내 거의 쉬지 못하는 공무원도 있는 실정이다.
28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이후 첫 핼러윈 데이를 맞아 지자체들이 각종 안전관리 대책을 내놨다.
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구청은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구청 공무원 900여명을 포함해 경찰·소방 등 인력 3000여명을 현장에 투입한다. 홍대가 있는 마포구청도 공무원 600명 등 총 2850명의 안전관리인원을 배치한다.
한 마포구청 공무원은 뉴시스에 “공무원 초과근무규정에 따라 최대 4시간까지 수당을 인정받는데, 새벽 3시까지 근무하면 8시간을 근무하고 4시간치밖에 받지 못한다. 대체휴무를 선택할 수 있지만 그러면 수당을 전혀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주 주말마다 행사에 차출되고 있다. 핼러윈 투입은 올해 처음인데 수당도 제대로 안 주고 새벽까지 근무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에도 자신을 마포구청 공무원이라 밝힌 누리꾼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공무원 차출, 과로로 누가 죽어야지 끝나나”라며 “새벽 3시에 택시비 없이 알아서 집에 가라고 한다. 수당 하나도 없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현행법상 공무원은 주 52시간 근무를 적용받지 않는다. 시간 외 근무수당은 하루 4시간, 1개월에 57시간까지만 인정된다.
공무원 차출 문제와 관련해, 최근 의회에서 외부업체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마포구청이 “인건비가 많이 든다”며 반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열린 마포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채우진 더불어민주당 마포구의원은 “아무래도 공무원들이 안전요원으로 투입이 많이 되지 않냐”며 “안전요원 업체를 활용하는 방안은 없냐”고 질의했다.
이에 마포구청 관광정책과장은 “안전요원 업체를 일부 활용하지만 인건비가 상당히 비싸다”며 “일반적으로 1인당 15만원~20만원, 밤 경비로 저녁에 야근수당까지 주면 25만원~30만원까지도 간다”고 답했다.
민간 안전요원을 채용하는 대신 공무원을 차출하는 현행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변인은 “이제 주최자 없는 행사도 전부 지자체가 책임지라는 것”이라며 “윗선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하위직만 동원하는 일이 심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