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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LFP’ 경쟁 속도… LG엔솔-삼성SDI “2026년 양산”

입력 | 2023-10-30 03:00:00

LFP 전기차 늘며 중저가 시장 확대
시제품 낸 SK온, 본격 생산 추진
LG화학 등 소재업체들도 뛰어들어
“LFP 강자 中 CATL 넘는게 과제”




‘중저가형’으로 잘 알려진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을 겨냥해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제조사들이 잇달아 양산 시점을 못 박고 소재 업체들도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순수전기차(EV)용 LFP 배터리를 2026년부터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25일 3분기(7∼9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춰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삼성SDI 역시 26일 콘콜에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 소재 생산과 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이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도 LFP 배터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 3월 국내 3사 중 처음으로 EV용 LFP 배터리를 공개한 바 있다. 업계는 다음 달 3일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실적 발표 자리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의 변화에 맞춰 국내 소재 업체들도 LFP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중국 화유그룹과 손잡고 모로코에 LFP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연 5만 t 규모로 2026년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6일 한국자동차연구원과 LFP 양극활물질 연구개발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내년 상반기 1000t 규모의 준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은 가져가면서 LFP의 약점으로 꼽히는 에너지 밀도를 높인 고성능 소재로 중국 배터리와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그동안 고부가 제품인 삼원계(NCM) 배터리에 집중해 왔지만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며 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CATL의 점유율은 올 1∼8월 사용량 기준 27.7%로 2위였다. 전년 동기 대비 111.1% 성장하며 1위 LG에너지솔루션(28.5%)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CATL은 LFP 배터리를 앞세워 테슬라, 포드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하던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LFP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최근 콘콜에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당분간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내년 매출 성장률은 올해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FP가 NCM을 제치고 계속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LFP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하지만 LFP 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 90% 이상을 쥐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