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전기차 늘며 중저가 시장 확대 시제품 낸 SK온, 본격 생산 추진 LG화학 등 소재업체들도 뛰어들어 “LFP 강자 中 CATL 넘는게 과제”
‘중저가형’으로 잘 알려진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을 겨냥해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제조사들이 잇달아 양산 시점을 못 박고 소재 업체들도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순수전기차(EV)용 LFP 배터리를 2026년부터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25일 3분기(7∼9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춰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삼성SDI 역시 26일 콘콜에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 소재 생산과 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이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도 LFP 배터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 3월 국내 3사 중 처음으로 EV용 LFP 배터리를 공개한 바 있다. 업계는 다음 달 3일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실적 발표 자리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하던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LFP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최근 콘콜에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당분간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내년 매출 성장률은 올해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FP가 NCM을 제치고 계속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LFP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하지만 LFP 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 90% 이상을 쥐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