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이어지며 구매 부담 커져 살아났던 거래 이달 크게 감소 매매가격 전망도 ‘하락’이 우세 업계 “당분간 아파트값 횡보 예상”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9510채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이달 들어 매매됐다고 신고된 거래는 29일을 기준으로 7건에 그친다. 지난달(27채)의 약 4분의 1로 줄었다. 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일로부터 한 달인 점을 고려해도 거래량이 확 줄었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대단지(3885채)로 지난달 15채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아직 한 건도 거래 신고가 없는 상태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매도인과 매수인 간 가격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출 금리도 높아 수요자들이 쉽게 매수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다. 매도인과 매수인 간 줄다리기로 거래가 다시 뜸해지고, 집값 전망도 하락세로 기울기 시작했다. 대출 금리 인상과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도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KB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8을 나타냈다. 올해 8월과 9월 각각 106과 107로 상승 전망이 우세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100 밑으로 떨어졌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6000여 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대상으로 집값 상승과 하락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낮으면 하락 전망 비중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아파트값이 횡보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연 7%를 넘어섰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신규 주택 대출 금리가 오르며 실수요자들이 선뜻 매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면 집값이 더 오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