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위축-공급 늘어 금리 상승 기업 단기자금 조달 경색 우려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가 연일 치솟으며 자금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 91일물 금리는 이달 27일 기준 4.290%로 지난달 초(3.990%)보다 30bp(1bp는 0.0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초단기물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14bp 오른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CP 금리가 상승(가격은 하락)한 건 CP에 투자하는 증권사 상품의 투자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발행은 오히려 늘면서 공급이 더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신탁) 계좌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자전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금융당국이 이 같은 불건전 영업 관행에 대해 올해 5월부터 전면 검사에 나서면서 증권사 랩·신탁 상품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CP 금리 상승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를 의미해 기업들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자금시장 금리마저 오르면 기업의 자금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까진 미 국채 금리 변동이 심할 수 있어 CP 금리도 상승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자금 유동성을 확보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