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도덕경찰이 폭행 의혹 아미니 의문사 1년… 시위 재개 가능성
1일 이란 테헤란 지하철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17세 소녀 아르미타 게라반드를 여성들이 열차 밖으로 끌어내는 모습. 테헤란=AP 뉴시스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지하철에 탔다가 이른바 이란 ‘도덕 경찰’의 폭행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여고생 아르미타 게라반드(17)가 28일 숨졌다. 지난해 9월 비슷한 이유로 숨진 쿠르드족 20대 여성 마사 아미니 때와 마찬가지로 당국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란 당국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게라반드가 이달 1일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친구들과 지하철 차량에 올라탔고, 잠시 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들려나오는 장면만 담겨 있다. 당국은 그가 저혈압으로 쓰러졌으며 그 과정에서 금속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핵심 증거인 열차 내부 영상을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게라반드는 3주 만인 22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결국 사망했다.
반면 국제인권단체 헨가우 등은 도덕 경찰의 폭행이 사인이라고 본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는 행위에 대해 이슬람 율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강하게 제재한다. 도덕 경찰은 이 업무를 담당한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