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처음 발생한 서산과 250km 중수본 ‘DMZ 넘어 유입’에 무게 내달 10일전 백신접종 완료 계획 당정, 살처분땐 100% 보상하기로
전남에서 처음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무안군의 한우 농가 앞에서 29일 방역당국 관계자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농장주는 전날 키우던 한우 1마리가 콧물, 고열 등 의심증세를 보이자 축산 당국에 신고했는데 진단검사에서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남도 제공
소가 걸리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비무장지대(DMZ)를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방역 당국은 서해안을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왔다고 봤는데,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들어온 경로도 추가로 있다는 것이다.
● 중국→북한→DMZ 유입 가능성
럼피스킨병은 주로 모기, 파리 등 흡혈 곤충을 통해 확산이 이뤄진다. 앞서 중수본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흡혈 곤충이 선박이나 기류를 타고 중국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했는데, 추가 유입 경로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서산의 경우 바이러스가 9월 중순경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에서 보고된 전파 속도와 전파 지역 내 소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가 서해안에서 강원 북부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현재는 가설 단계로 추가 역학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유입 경로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DMZ와 서해안을 통해 들어온 럼피스킨병 바이러스는 농장 간 거래 등으로 소들이 이동하면서 내륙과 남부 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22일 내륙 지역인 충북 음성에서 확진 사례가 나온 데 이어 24일 전북 부안, 28일 전남 무안에서도 신규 확진이 신고됐다. 전남에서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전남도는 해당 농장에서 키우던 소 134마리를 살처분하고, 반경 1㎞ 이내에 있는 소 사육 농가 14곳 70마리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 다음 달 10일까지 전국 백신 접종
정부는 다음 달 10일까지 전국 소 356만 마리 모두에게 백신을 접종해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정부는 28일 1차 백신 127만 마리분을 우선 들여왔고, 31일까지 273만 마리분을 추가 도입해 총 400만 마리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당정은 29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가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와 관계없이 살처분 보상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지금부터 3주간이 방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축산 농가에서도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등 적극 협조해 달라”며 “정부는 (럼피스킨병)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럼피스킨병 확산 여파로 약 13%까지 급등했던 소 도매가격은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축산물 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7일 기준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1㎏에 1만7726원으로 럼피스킨병 발생 이전인 2주 전(1만7811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럼피스킨병소나 물소에게 고열,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며 모기, 파리 등 흡혈곤충을 통해 전염된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낮지만 불임, 유산, 우유 생산량 감소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