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여론조사 결과 공개… 58.6% 찬성 1월 청사 이전 발표 당시보다 5.4%P 상승 “교통 편리하고, 예산 덜 들어서” 이유 고양시 “청사 건립보다 비용 7분의 1 수준”
백석동 업무 빌딩. 고양시 제공
경기 고양시에 주소를 둔 시민 10명 중 6명이 ‘고양시청을 새로 짓는 것보다 백석동 업무 빌딩으로 이전하는 데 찬성한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양시는 시민 1000명에게 신청사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고 30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맡았다. 여론조사는 이달 21~25일 휴대전화 웹 조사 80%, 무작위생성(RDD) 유선 자동응답 조사(ARS) 20%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고양시에 따르면 시 청사를 주교동에 새로 건립하는 대신 기부채납 받은 백석동 업무 빌딩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 58.6%가 ‘찬성한다’라고 답했다. 올해 1월 청사 이전 계획을 발표할 당시(53.2%)보다 약 5.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대한다’라는 의견은 41.4%로, 1월(46.8%)보다 낮아졌다.
이동환 고양시장. 고양시 제공
덕양구 주교동 청사는 현재 고양시 인구(108만 명)의 4분의 1 수준이던 1983년 지어졌다. 그동안 행정 공간 부족, 안전 위협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건립비용이 애초 예상 금액인 2950억 원을 훨씬 넘는 4200억 원까지 폭등해 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낡고 오래된 청사의 이전을 고민하다 백석동 업무 빌딩으로의 이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때마침 지난해 11월 고양시가 소유권을 다투던 ‘백석 업무 빌딩’이 소송에서 이기면서 소유권이 고양시로 넘어오면서, 시는 기존 청사 건립계획을 철회했다. 본청의 업무 기능은 백석동으로 이전하고 시 사업소와 산하기관 등은 현재 청사를 개보수해 입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새로 청사를 건립하는 비용의 7분의 1 수준인 599억 원만 부담하면 가능하다는 게 고양시의 설명이다. 현재 고양시의 전체 부서 중 60% 정도가 인근 건물에 임차해 사용하고 있고 해마다 12억 원을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 백석 업무 빌딩은 처음부터 사무용으로 설계돼 이미 준공을 한 상태이며 2018년 ‘공공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도 수립돼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합리적이고 재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청사이지, 수천억 원을 들인 막대한 청사는 아니라는 것이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났다”라고 전했다.
다만, 고양시는 원당역·고양은평선(신설 역) 역세권 중심으로 하는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민들이 우려하는 상권 붕괴나 공동화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덕양구 주교동 고양시청사.
시는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청사 이전사업도 한층 탄력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9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가 완료되며 사업의 적정성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다.
현재 경기도 투자심사 진행 중이다.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청사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시의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모든 사전절차 마무리되면 2024년 내 입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쟁송(爭訟)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투자심사를 반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고양시는 일축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쟁송의 내용 및 쟁점이 모두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비에 대한 예산 집행상의 문제점에 관한 것이어서, 쟁송이 있다 하더라도 투자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심사 진행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