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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1% 확률 쥔 NC, KT와의 PO 1차전 9-5 승…선발 페디 12K 신기록

입력 | 2023-10-30 22:30:00


프로야구 NC의 ‘가을 돌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WC), 준플레이오프(준PO)에 이어 플레이오프(PO)까지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정규시즌 4위 NC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위 KT와의 PO(5전 3승제) 1차전에서 9-5로 승리했다.

NC는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32번의 PO 중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건 25번이다. 확률로 치면 약 78.1%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5로 승리를 거둔 NC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수원=뉴스1

양 팀 외국인 에이스를 선발로 세운 1차전은 방패와 방패의 싸움이 예상됐다. 평균자책점(2.00), 다승(20승), 탈삼진(209개) 3관왕인 NC 페디는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투수였다. KT 쿠에바스 역시 올해 18경기 12승 무패로 100%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다만 페디는 시즌 막판 오른 팔뚝 부상으로 WC, 준PO를 건너뛰면서 실전 감각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30일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NC 오영수가 1점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수원=뉴스1

뚜껑을 열자 흔들린 건 오히려 쿠에바스였다. KT 쿠에바스는 NC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안타를 내준 뒤 1회초 바로 실점했다. 무사 2, 3루에서 NC 4번 타자 마틴이 희생플라이로 선취 타점을 올렸다.

강인권 NC 감독의 용병술도 절묘했다. 준PO 당시 8, 9번 타순에서 이날 7번으로 전진 배치된 오영수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바로 2-0을 만드는 1점 홈런을 쏘아 올린 것. 불붙은 NC 타선은 이후로도 꺼질 줄 몰랐다. 쿠에바스는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7실점(4자책점)을 기록하며 3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30일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4회초에 KT 선발 쿠에바스가 강판당하고 있다. 수원=뉴스1

실점 과정에서 KT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다. 이달 10일 두산과의 경기 이후 20일 만에 실전에 나선 KT는 이날 여러 차례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정규시즌 실책 최소 1위(99개)다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KT 3루수 황재균은 3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의 내야 뜬공을 놓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KT 중견수 배정대는 4회초 2사 1, 2루에서 권희동의 타구를 글러브로 잡다가 놓쳤다. 실책이 아닌 권희동의 3루타로 기록되긴 했지만 KT 더그아웃에 찬물을 끼얹기 충분한 플레이였다. NC는 3회초 2점, 4회초 4점을 추가하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8-1로 벌렸다.

KT는 1-9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배정대가 NC 마무리 투수 이용찬에게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5-9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5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NC 페디가 KT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이달 16일 KIA전 이후 14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페디는 NC 팬들의 우려를 씻는 호투를 펼치며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페디는 6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전체 6이닝 중 1, 2, 4, 6회 4이닝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또 이날 총 1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1989년 해태 선동열, 2020년 두산 플렉센(이상 11개)을 넘어 PO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도 세웠다.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5㎞를 기록했다.

경기 전 “투구 수 100개는 무난하다”던 강인권 감독의 예상과 비슷하게 이날 98개의 공을 던졌다. 이중 절반인 49개가 ‘스위퍼’였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권희동이 4회초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2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수원=뉴시스

NC 타선에서는 5번 타자 권희동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4회초 2사 1, 2루에서 11구 승부 끝에 2타점 적시 3루타를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T 배정대가 놓친 바로 그 타구였다.

이밖에 1번 타자 손아섭, 7번 타자 오영수도 3안타 경기를 했다. 다만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9회말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뒷문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PO 2차전에는 NC 신민혁, KT 벤자민이 각각 선발 투수로 나선다. 신민혁은 올 시즌 KT를 상대로 2승 2패 평균자책점 3.70, 벤자민은 NC에게 1승 2패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