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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포항-전북전 ‘교체 실수’…외국 사례 살펴보니

입력 | 2023-10-31 10:45:00

지난해 독일 뮌헨-프라이부르크전은 심판에 책임
2021년 교체인원 초과한 볼프스부르크는 몰수패




지난 28일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발생한 교체 실수에 대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실수의 책임이 누가 더 큰지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에 따라 징계 여부가 갈렸다.

연맹은 지난 30일 경기평가위원회를 열고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해 포항의 몰수패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유사한 사례는 지난해 4월2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의 정규리그 경기다.

당시 뮌헨이 후반 40분 킹슬리 코망, 코랑탱 톨리소를 동시에 빼려고 했는데, 교체 과정에서 코망이 그대로 경기장에 남아 약 17초가량 12명이 뛰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양 팀 관계자들이 심판진과 상의 끝에 경기를 속행했고, 뮌헨이 4-1로 승리했다.

프라이부르크는 경기 후 무자격 선수가 뛴 뮌헨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독일축구협회에 제소해 뮌헨의 몰수패를 주장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 규칙에 따르면 선수 교체 절차 규정상 ‘무자격 선수’가 경기에 참여하면 해당 선수의 소속 구단이 0-3 몰수패를 당한다.

하지만 독일축구협회는 뮌헨보단 교체 과정에서 관리를 못 한 해당 경기 심판진의 책임이 더 크다며 뮌헨에 몰수패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반면 전북-포항전에서는 포항이 교체 선수 명단을 잘못 기재해 혼선의 빌미를 제공했다.

포항은 신광훈과 교체할 선수로 부상을 입은 김용환이 아니라 김인성을 적어냈다.

대기심은 김인성이 나오지 않았는데 신광훈의 교체 선수를 그라운드 밖에서 치료받던 김용환으로 착각해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포항이 애초 제대로 교체 명단을 제출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태다.

구단의 실수 사례는 2021년 8월8일 독일축구협회(DFB)컵 1라운드 볼프스부르크와 뮌스터의 경기와 비슷하다.

이때 볼프스부르크는 허용된 교체 인원인 5명을 넘어 6명을 교체해 3-1로 승리했다.

뮌스터 구단이 제소하자 독일축구협회는 교체 인원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볼프스부르크의 책임이 이를 관리하지 않은 심판진보다 더 크다며 몰수패를 선언했다.

볼프스부르크 구단이 경기 중 교체를 안내한 심판의 책임을 물었지만, 독일축구협회는 애초 오판한 구단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교체 실수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21년 9월18일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광주FC가 허용된 3회 교체를 넘어 4번째 교체를 해 0-3으로 몰수패를 당했다.

연맹은 당시 “규정을 준수할 책임은 기본적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팀에 있다”고 설명했다.

심판진에게 책임을 물은 경우도 있었다. 2000년 7월1일 전북 현대와 부천 SK(현 제주)와 경기 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전북이 조란을 투입했는데, 박성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조란이 들어가 약 10초간 12명이 뛰었다.

부천은 연맹에 제소했지만, 교체 과정에서 심판들의 잘못이 컸다며 전북을 징계하지 않았다.

한편 연맹은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해 주중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