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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흔들린 클로저 이용찬, 계속되는 NC의 뒷문 고민

입력 | 2023-10-31 13:45:00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 NC 이용찬이 kt 배정대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뒤 손을 머리로 가지고 가고 있다. 2023.10.30/뉴스1


NC 다이노스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KT 위즈를 꺾고 가을야구 5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등판한 마무리 이용찬이 만루포를 허용하면서 ‘찝찝한 신바람’이 됐다. 그와 함께 잠시 잊혔던 뒷문 고민도 다시 시작됐다.

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5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NC는 78.1%(5전 3선승제 기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을 확보했다.

8회까진 흠 잡을 데 없는 경기였다. 선발 투수 에릭 페디가 6이닝 12탈삼진 1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았고, 타선도 상대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무너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NC는 9회초까지 9-1로 앞서면서 완승을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9회말 흐름이 묘해졌다. 마운드에 오른 김시훈이 1이닝을 막지 못하고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NC 벤치는 마무리 이용찬을 투입했다. 8점 차 리드를 안고 있었지만 끝까지 KT에 흐름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이용찬은 첫 타자로 배정대를 만났다. 이날 배정대는 7회 득점 찬스에서 병살타를 쳤고, 수비에서도 실책성 플레이를 범하는 등 전체적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3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9회말 NC 교체투수 이용찬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3.10.30/뉴스1

하지만 이용찬은 최악의 상황과 마주했다. 초구로 던진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렸고, 배정대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큼지막한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 만루포로 연결됐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이용찬은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KT에 일말의 기세도 넘겨주지 않으려 한 NC 벤치의 투수 교체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용찬은 후속 타자 이상호를 잡아내며 추가 실점없이 경기를 끝냈지만 찝찝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규 시즌 막판부터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한 이용찬은 현재 잘나가고 있는 NC의 가장 큰 고민이다.

포스트시즌에도 부진이 계속되자 보직 변경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강인권 NC 감독은 이용찬을 계속 마무리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했고, 이후 이용찬은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2, 3차전에서 무실점 피칭을 하면서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면서 다시 고민거리로 전락했다. 이날도 NC가 미리 대량 득점을 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어찌 될지 알 수 없었다.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가을 야구에서 뒷문이 불안한 건 치명적이다. 특히 마무리 투수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경기를 내주면 그 여파는 다음 경기까지 이어진다. 이용찬의 불안한 피칭은 잘나가는 NC의 가장 큰 리스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재 NC 타선의 기세가 좋다는 것이다. 매 경기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상대 마운드에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1차전처럼 일찌감치 빅이닝에 성공하면 뒷문 불안을 조금이나마 상쇄할 수 있다.

물론 이용찬 스스로도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슬라이더나 커브 등 활용 빈도가 낮은 변화구 구사율을 높여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언제까지 타선에 기댈 수는 없다. 이용찬이 어떻게든 본래의 폼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