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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음악이 나도 모르게 中 차트에”…저작권 도둑질 고발한 유튜버

입력 | 2023-10-31 15:14:00

유튜버 유플, 中 업체 저작권 무단 등록 고발
"中틱톡서 내 노래 퍼져…음악차트 8위 올라"
전문가 "저작권은 등록 안 해도 창작자 소유"
"수익 되찾아 기부할 것"…소송 의사 밝혀




한 국내 음악 프로듀싱 유튜버가 자신이 만든 노래가 중국의 음반 서비스 업체에 의해 무단으로 저작권이 등록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31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작곡가 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뉴플’은 지난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게 말이 되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중국의 음반 서비스 업체 A사가 자신의 노래를 중국에서 무단으로 저작권 등록했다는 게 영상의 주요 내용이다.

뉴플은 “얼마 전 중국 틱톡(도우인)에 음원과 영상을 누군가 무단으로 퍼갔다. 당시 기준으로 17만개의 ‘좋아요’와 1만7000명이 배경음악으로 사용 중이라고 떴다”며 “더 심각한 건 중국 음원 사이트 B 뮤직과 C 뮤직에 내 음원이 업로드됐고, 차트 8위까지 올랐다고 한다. 문제는 저를 사칭한 계정이 수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A 뮤직에서 제가 만든 노래를 무단으로 저작권 등록을 해버렸다”며 “유튜브 스튜디오에 들어가 보니 갑자기 제한사항에 저작권이 표시된 걸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유플은 ‘폴링 다운(Falling Down)’이라는 제목의 곡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빅뱅(BIGBANG) 멤버 네 명의 목소리를 입혀 만든 곡이다.

이 곡은 게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71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빅뱅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큰 위로가 되는 곡이다” “진짜 빅뱅이 부르는 것 같다”는 등 누리꾼들의 호평이 잇따랐다.

뉴플은 영상을 올릴 당시 해당 곡을 통한 수익 창출을 원하지 않아 저작권을 등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단 도용과 복제를 막기 위해 영상을 올리며 ‘본 영상은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다’ ‘2차 도용/복제는 금지한다’는 등의 설명과 함께 작사·작곡·프로듀싱 등에 자신의 이름을 기재했다. 해당 곡에 대한 권한이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무단 도용으로 인해 그의 노래는 중국에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중국의 음원 사이트 B 뮤직의 음원차트에서는 8위에 오르기도 했다. A 업체는 자신들의 이름으로 이 노래의 저작권을 등록하기까지 했다.

뉴플은 “이렇게 중국에서 저작권 등록을 해버리면 제가 이 노래를 만들기 위해 들였던 시간과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린 기분이다”며 “그냥 제가 순진했고 바보였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법률 전문가는 유플이 자신의 곡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저작권의 경우, 작업물이 탄생한 시점부터 이미 창작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권단 법률사무소 DKL파트너스 변호사는 “작곡을 AI를 통해 한 게 아니라 유튜버 본인이 한 것이기에 그가 저작권자”라며 “저작권은 등록과는 상관이 없다. 창작과 동시에 성립하는 것이다. 등록 여부랑 저작권 소유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허위 등록한 것이기에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 (허위 등록을) 했더라면 형사처벌도 가능했을 것이다”며 “유튜브 자체에 신고하거나 코트라(KOTRA)를 통해 중국 저작권 보호청 등에 신고를 하는 등의 방안으로 처리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뉴플은 법적 절차를 통해 저작권을 되찾고, 수익은 전액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플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저작권을 뺏어간 기업과) 한 번 부딪혀 보려 한다”며 “이번 일을 통해 많이 배운 것 같다. ‘유튜브 영상마저도 저작권 등록을 안 하게 되면 뺏기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노래가 현재 중국의 일부 음원 사이트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곧 수익이 정산돼 제 곡의 저작권을 뺏어간 업체에게 들어갈 것 같다”며 “만약 법정 분쟁에서 승소해 수익을 돌려 받는다면, 제가 원치 않았던 것이기에 전액 기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