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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75.6% “건강보험 필요”…외국인 유학생은 16%만 동의

입력 | 2023-10-31 18:03:00

ⓒ News1 DB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우리 국민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만족하는 반면 외국인 유학생들은 대체로 본인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나 의료서비스 이용 빈도 대비 고가의 건강보험료를 이유로 불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에 따르면 임재삼·선화연·유병욱 순천향대 교수 연구팀은 2022년 5~6월 한국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 중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유학생 36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분석 연구결과를 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지난 2019년에 진행된 ‘건강보험 국민인식 조사’ 결과와 유학생 조사 결과 값을 비교 분석해 두 집단 간 제도 인식과 의료 이용에 대한 차이점을 알아봤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의료기관을 이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내국인이 83.9%였지만 유학생은 42.4%에 그쳤다. 내국인은 연령이 높을수록 의료기관 이용이 빈번한 반면, 평균연령이 23세로 젊은 유학생 그룹은 의료기관 이용 빈도가 낮았다.

의료기관을 1회 이상 이용한 유학생 중에서도 응급의료 이용(4.3%)이나 입원(6.9%) 등의 위중한 상황이 아닌 외래진료(20.2%), 약국 이용(37.8%)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내국인 그룹과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인식 조사 결과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내국인 75.6%(개인 필요도), 유학생 16%였다. 유학생 중 건강보험 제도를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38%, 의견이 없다는 응답률은 46.2%였다.

연구팀 분석 결과 유학생의 부정적 인식 사유는 ‘높은 보험료 부담’ 때문으로 나타났다. 55.9%의 유학생은 본인의 아르바이트로 유학경비를 마련 중이고 아르바이트하고 있다고 답한 유학생의 아르바이트 월 수익은 월 30만~100만원 구간이 67.8%로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이 수익으로 등록금과 숙소 비용(기숙사)을 포함한 생활비에 더해 건강보험료까지 납부하고 있다. 20대 초반이 대다수인 외국인 유학생들은 본인이 필요한 의료서비스와 의료서비스 이용 빈도 대비 높은 보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정부의 건강보험료 책정 방식이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나는 점을 지적했다. 소득수준과 재산, 직업군 특성을 고려해 보험료가 부과되는 내국인과 달리 유학생은 실제 소득 또는 재산 상관없이 전년도 지역가입자 전체 보험료 평균을 고려한 금액이 부과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를 개편해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등은 건강보험을 반드시 가입하게 하고 보험료 체납 내용을 체류 기간 연장 신청 등에 반영하도록 했다.

2021년 3월부터 6개월 이상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내게 됐다. 이를 통해 유학생이 받을 의료 혜택이 많이 늘어나게 됐지만 보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늘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연구팀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다수가 젊고 건강하고, 만성 질환 유병률이 낮고, 병원 서비스 사용에 대한 인식이 낮으며 국가 건강검진 이용률 역시 낮다”며 “치과, 응급의료, 감기 같은 기본 진료 수요가 높으나, 만성질환에 대한 의료이용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같이 일률적인 보험료 부과는 납부 저항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비자 관련 정책을 통해 우수 인재가 유치되도록 건강보험료 부과에 대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