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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포시 서울 편입, 총선용으로 불쑥 꺼낼 일 아니다

입력 | 2023-11-01 00:00:00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가진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0.30/뉴스1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다수가 원하면 특별법을 발의해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는 “(김포뿐 아니라) 서울시와 맞닿아 있는 주변 도시 중에 출퇴근과 통학을 서울과 직접 공유하는 곳들은 서울로 편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진행하려 한다”고도 했다. 외곽 도시를 편입해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거대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벌써부터 김포는 물론 광명 구리 하남 부천 등도 들썩이고 있다.

정치권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뜬금없다” “함부로 던질 얘기가 아니다” 같은 반응을 내놨고, 경기 남북 분도(分道)를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는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김포에서 불을 댕겨 고양 파주로 이어지는 한강 벨트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총선용 의제’임을 숨기지 않았다.

김포 등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을 서울의 발전 전략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갑작스러운 게 사실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포시장이 주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한다며 당에 제안했다지만 이를 집권 여당의 공식 당론으로 정하는 건 다른 차원이다. 지금도 심각한 수준인 서울 집중 현상과 지방 불균형 문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 등 따져볼 게 한둘이 아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공론화 과정도 없이 불쑥 경기도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을 운운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닌가. 서울 출퇴근에 애로를 겪고 있는 김포시민의 교통난 해결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수요 예측에 실패한 김포 골드라인 혼잡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순서다. 집값 상승 기대심리 등 유권자의 욕망을 건드려 총선 전략으로 삼겠다는 것 아닌지 의문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후보 때 수도 이전 공약으로 “재미를 좀 봤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떠올리며 서울 주변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한 절묘한 총선카드를 내놨다고 자평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집권 여당이라면 좀 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가 미래 전략과 총선 전략을 구분 못 할 유권자들은 없다.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변 도시 편입을 통한 서울 확장 전략이 과연 타당한지, 현실성은 있는지, 경기도와의 견해차는 어떻게 할 건지까지 폭넓게 검토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찬성이건 반대건 총선용 정치 이벤트가 돼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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