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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운 입고 1600만원 절도…알고보니 방사선사

입력 | 2023-11-01 09:39:00

절도·사기 혐의…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병원서 명품시계 등 1600만원 어치 훔쳐
"범죄수익 도박자금으로 탕진 죄질 나빠"




의사 가운을 걸친 채 남의 출입증으로 자신이 일하는 병원을 돌아다니며 두달 동안 명품 시계 등 약 1600만원어치를 훔친 방사선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김선숙 판사는 절도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권모(2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권씨는 올해 4월2일부터 6월8일까지 자신이 근무하던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10차례에 걸쳐 물품과 현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권씨는 의사 차림을 한 채 다른 사람의 출입보안카드를 이용해 수술장, 탈의실, 병실 등 병원 내부를 자유롭게 드나들었고, 근무중인 의사와 간호사, 입원한 환자, 환자의 보호자 등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액은 800만원 상당의 오메가 시계와 에어팟 맥스, 현금 등 총 1594만원 상당에 달했다.

또한 권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당근마켓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겠다고 게시글을 올린 뒤 대금을 송금받고도 상품권을 전송하지 않는 방법으로 1262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제기됐다.

김 판사는 “범행수법, 횟수, 피해액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권씨는 대부분을 도박자금으로 소비했고 현재까지 일부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권씨가 대체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일부 절취품을 피해자들에게 가환부했다”며 “지금까지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