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자 아랍계 미국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2024년 대선 격전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아랍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무려 42%포인트(p) 급락했다.
아랍아메리칸연구소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아랍계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59%였으나 현재 17.4%까지 떨어졌다.
아랍계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했다. 그리고 이들의 숫자는 적지 않다. 2024년 대선의 격전지인 미시간·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같은 주에서 이들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도 있다.
경합주로 분류되는 미시간주는 아랍계 미국인의 비율이 5%다. 다른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와 오하이오주도 각각 아랍계 인구 비율이 1.7%와 2%로 알려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편에 서면서 무슬림과 아랍계 미국인들의 지지를 급격히 잃고 있다는 뜻이 된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반사이익을 얻은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조사 대상자의 40%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 대선 때보다 5%p 증가한 수치다.
또 아랍계 미국인의 68%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와 군사장비를 보내선 안 된다고 봤다. 이들은 미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휴전을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난 7일 이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어린이 3542명을 포함한 852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약 23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가운데 140만명 이상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했다.
많은 아랍계 미국인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재정적·정치적·군사적 지원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존 조그비 스트래티지스가 500명의 아랍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일부는 온라인으로만 응답했다. 오차범위는 ±4.9%p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