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식·전국적 추모 없이 화장이후 유체고별식만 개최 제2톈안먼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 적어 '리커창 정치적 스승' 후진타오 장례식 참석여부 주목
2일로 예정된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장례식이 리펑 전 총리의 장례식 수준에 맞춰 조용한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홍콩 밍바오는 중국 지도부가 리펑 전 총리의 장례식 격식에 맞춰 리커창 전 총리의 장례식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밍바오는 리커창 전 총리의 부고가 리펑 전 총리의 부고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는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전례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고지도자가 사망할 때에는 장례위원회가 꾸려지고 추모대회가 열리며 홍콩과 마카오 연락판공실, 재외 공관에 빈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는다. 그러나 최고지도자를 제외한 고위 관리들이 사망했을 때 별도의 추도식이나 전국적인 추모행사를 열지 않고 화장 당일 유체고별식만 개최한다.
리 전 총리의 장례식도 이런 전례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중국 지도자들의 화장 관례는 저우언라이 전 총리 때부터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마오쩌둥의 시신은 특수 방부 처리돼 기념관에 안치됐으나 나머지 지도자들은 모두 시신을 화장한 이후 안치했다.
리 전 총리의 장례식을 조용하게 치르는 배경에는 정치적인 변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리 전 총리를 향한 추모가 현 정권에 반발하는 정치적 시위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에서 지도자 추모 행사가 대규모 시위로 번졌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1976년 당시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을 계기로 일어난 추모 행사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을 비판하는 ‘4·5운동’으로 이어졌고, 개혁파로 분류된 후야오방 당시 총서기를 추모하는 행사가 1989년 6월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촉발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강력한 통제 하에 리 전 총리의 장례식이나 추모행사가 1976년, 1989년 사태와 같은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중국공산당 주요 파벌인 공청단파의 수장으로, 리커창의 정치적 스승인 후진타오 전 주석의 장례식 참석 여부도 주목받는다. 지난해 10월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도중 후 전 주석이 갑자기 퇴장해 그 이유가 주목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