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 시작’ 낸드도 27개월만에 반등 성공 업계 “반도체 조정기 벗어나… 4분기 회복 추세 가속화될것”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 2년 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감산이 1년가량 누적된 영향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재고가 소진되면서 조금씩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오랜 조정을 겪은 뒤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낸드 역시 D램만큼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10월 범용제품(메모리카드·USB향 128Gb MLC) 가격이 전달 대비 1.59% 오르며 27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6일 “메모리 감산 효과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나며 극심했던 다운턴(침체기)을 지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며 “지난 2년간의 조정기에서 벗어나 앞으로 PC, 스마트폰, 서버 등 모든 부문에서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는 올 2분기(4∼6월)부터 감산에 나섰다. 세 업체의 D램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95%에 달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모바일, PC의 교체 수요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탑재하는 디지털 제품이 늘며 (메모리) 고용량화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경기 회복 속도나 반도체 감산 중단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시각도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개선될수록 반도체 업체들은 감산 중단에 대한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경쟁사 중 한 곳이라도 감산 전 원래대로 돌아갈 경우 내년 하반기 업황이 다시 둔화될 수 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