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폭행 살인 피의자 최윤종이 지난 8월 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종(30)이 검거 당시 “너무 빨리 잡혔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윤종의 공판에서 검거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A 씨 등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A 씨는 이날 “112신고를 접수하고 등산로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소지품을 먼저 발견했다”며 “주변을 수색하다가 비탈길을 올라오는 최윤종과 처음 마주쳤다”고 밝혔다. A 씨는 최윤종의 흐트러진 옷매무새와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범인이라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A 씨가 “피해자가 왜 저기 누워있느냐”고 묻자 최윤종은 “처음부터 누워있었다”고 답했고, A 씨가 “강간했느냐”고 묻자 최윤종은 “제가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A 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피해자를 평지로 옮겨 심폐소생술(CPR)하는 와중에 약 3m 거리에서 체포된 상태로 이를 지켜보던 최윤종이 “목이 마르니 물을 달라”고 했고 “너무 빨리 잡혔다”는 혼잣말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숨진 피해자를 직접 부검한 법의관 B 씨도 증인신문에 임했다. B 씨는 최윤종이 피해자의 코와 입을 막아 질식하게 됐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대해 “비구 폐색성 질식사는 코와 입에 눌린 흔적이 보이는데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고 부검 소견을 밝혔다.
B 씨는 피해자 목 부위에 다발성 점 출혈이 있었다며 “누군가가 상당히 폭력적으로 목을 조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직접적인 외력이 가해진 건 분명하다”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