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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교류 끊어라”…관계 정상화한 아랍국가들 자국서 거센 압박

입력 | 2023-11-02 13:38:00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 국가들에서 반이스라엘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ABC방송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거나 관계 개선을 고려 중이던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관계를 단절하라는 대중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이후 시위를 엄격하게 단속했던 바레인에서는 지난달 수백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는가 하면, 모로코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두 국가에선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명문화한 아브라함 협정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어온 이집트에서도 반이스라엘 시위가 열리고 있는데, 도시와 대학가에서는 “이스라엘에게 죽음을” 등 구호가 울려퍼지고 있다. 튀니지에서는 의회 위원회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범죄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ABC는 “중동 전역에서의 이번 시위는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과 긴밀한 군사적,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며 혜택을 누려온 각국 정부에 불편한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바트 모하메드 5세 국립대학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자카리아 아부다합은 이번 시위가 이스라엘간 관계 정상화를 뒤집지는 않겠지만, 시위를 허용하는 것은 대중의 분노를 완화하는 ‘안전 밸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모로코 정부는 대중의 분노가 이 정도에 이르고 사람들이 불공정 등을 표현할 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과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을 시작으로 아랍국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미국의 중재 하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수교를 논의했지만,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이후 이스라엘과의 수교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