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차전지 순매도 행진에도 개인이 물량 떠안으며 추격 매수 전기차 전망 악화에 주가 급락 “투자심리 위축, 추가 하락 가능성”
2차전지 쌍끌이 종목인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의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간 22조 원 넘게 날아가면서 추격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졌다. 전기자동차 업체들이 내년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2차전지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성장주 기피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추가 손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런데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 물량을 받아내며 2차전지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POSCO홀딩스를 2327억 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724억 원)은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도 개인은 2539억 원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3201억 원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주가가 떨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최근 환율 상승과 맞물려 전기차 판매 감소 흐름에 주목해 2차전지주를 대거 팔아 치웠다.
최근 2차전지 주가 하락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 전기차 목표를 낮춘 영향이 크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는 전기차 투자액을 120억 달러(약 16조 원) 삭감하면서 국내 2차전지 업체 SK온과 합작 예정이던 배터리 공장 가동을 연기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올 3분기(7∼9월) 부진한 경영 실적으로 인해 주가가 최근 2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이나 유럽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고 있는 것도 수요 둔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2차전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차전지 주가가 아직까지 높다는 의견이 여전히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맹목적으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