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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강의 거부한 美 컬럼비아대 학생들…이유는 ‘이것’

입력 | 2023-11-03 11:21:00

'반이스라엘' 학생 신상 무단 공개에 침묵시위
시위대, 피해 학생 법률 지원·개인 정보 보호 요구
학교 측, 태스크 포스(TF) 구성…"최선 다할 것"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학생 수십 명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수업 도중 가방을 싸 들고 나갔다. 반(反)이스라엘 성명에 동참했던 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된 것을 항의하기 위해서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평화 협상 과정에서의 여성 참여’를 주제로 진행된 클린턴 전 장관의 수업에서 강의를 듣던 학생 약 30여명이 수업 도중에 나갔다.

약 300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이 강의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분쟁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언급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업을 듣던 학생 약 30명은 수업이 절반도 채 지나기 전 강의실을 빠져나와 복도에 모였다.

이어 다른 학생들과 합류해 건물 로비에 앉아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 분쟁의 책임은 이스라엘 극단주의자에게 있다”고 주장한 일부 본교 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된 데 학교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학생은 “대학 인근 트럭 전광판에 이스라엘을 비판한 학생들의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며 “이 사진들은 SIPA 학생들만 이용하는 비공개 온라인 플랫폼에서 촬영돼 외부인들이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신상 공개로 피해를 본 학생들을 위한 법률 지원과 개인정보 보호 조치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수업을 마친 클린턴 전 장관은 시위대를 피해 옆문으로 건물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컬럼비아대학교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 교수로 임용돼 지난 9월부터 교단에 섰다.

SIPA 원장인 야르히 밀로는 시위 전날 성명을 내고 “본교 학생들이 ‘신상 털기’의 대상이 돼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학생 안전을 위한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