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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4대 금융지주 회장 소집… ‘이자부담 완화’ 논의

입력 | 2023-11-04 01:40:00

尹, 은행 겨냥 ‘갑질’ 등 잇단 강경발언
하나銀 “소상공인 1000억 금융 지원”
우리금융, 상생금융 확대 긴급회의




‘갑질’ ‘독과점’ 등 은행을 겨냥한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4대 금융지주 회장을 불러 서민들의 금융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이 1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는 등 은행권은 추가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즈음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을 포함한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회동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전부터 계획했던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의 일환으로 구체적인 시기와 안건은 조율 중”이라며 “현안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가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주별 상생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금리로 서민들의 고통이 큰 상황에서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벌어들인 누적 이자이익은 3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앞서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민생 타운홀’ 형식의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금리 부담을 호소하자 “우리나라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다.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은행 수익의 일부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게 하는 등 ‘횡재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금융당국도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권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이날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1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책을 내놨다. 다음 달부터 개인사업자 고객 30만 명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생활비·통신비 △경영 컨설팅 등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날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긴급 회의를 열어 상생금융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임 회장은 “지난번 발표했던 상생금융 약속을 지키는 것에 더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더 좋은 방안들을 찾아서 이른 시일 안에 실질적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 신한은행도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은행권의 금융지원 방안이 잇달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