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부동산 시장 현장 가보니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김포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김포시내에서 서울시와 김포시청을 알리는 이정표를 배경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김포=뉴스1
3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 고촌역 1번 출구 앞 ‘고촌 센트럴자이’ 본보기집. 6일 분양을 시작하는 곳으로 이날 본보기집을 보러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본보기집은 지난달 27일 문을 연 이후 2일까지 3만5000여 명이 몰렸다. 실제로 이날 내내 부동산 앱 호갱노노에서 고촌 센트럴자이는 전국 아파트 검색 순위 1∼3위를 오르내렸다.
김포의 서울시 편입 추진 방안을 두고 김포 부동산 시장은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김포시 주요 거리에 ‘김포시 경기북도? 나빠요, 서울시 좋아요!’ 등의 현수막이 걸리고 신축 분양에 관심이 쏠리는 등 기대감이 보였지만 집주인이나 매수자 모두 섣불리 움직이기보다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전날인 2일 오후 3시 고촌읍 고촌역 인근 공인중개업소가 몰린 상가 1층. 서울 강서구와 차로 10분 거리인 데다 대단지가 몰린 곳이지만 15곳의 공인중개업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아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김포시 아파트 매물은 이날 8506채로 서울 편입 추진 발표 전날인 지난달 29일(8454채) 대비 52채(0.6%) 늘었다. 사실상 매물 변화가 없었다.
김포 시민들은 서울 지하철 5·9호선 연장 등 교통 인프라 개선에 큰 관심을 보였다. 50대 김모 씨는 “서울에 편입돼도 지옥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특히 지하철 연장 등 광역교통 예산 확보에 ‘독이 된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역철도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비율이 7 대 3인데, 서울의 도시철도 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비율이 4 대 6이다. 서울로 편입되면 서울시 부담이 늘어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힘들 수 있다는 뜻이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행정권역을 바꾸는 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권역별로 ‘메가시티’ 논의와 함께 돼야 하는데 균형발전을 위해 정치적으로만 바라보면 안 된다”고 했다.
김포=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