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7~9월)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이다. 반도체(DS) 부문은 3조원 중반대 영업손실로 전 분기보다는 적자폭을 줄였다. 삼성전자는 2023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7조4047억원, 2조43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2%, 77.6% 감소한 수치다. 사진은 창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3.10.31 뉴스1
최근 일주일 새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005930)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7만 전자’를 회복하는 듯했으나 개인들이 ‘팔자’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 메모리 업황 반등 기대감이 커지며 외국인과 기관이 돌아왔지만 개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각각 1725억원, 26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규모로 보면 각각 1위다. 특히 외국인은 이 기간 코스피에서 6270억원을 순매도한 와중에 삼성전자에는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꾸준히 물량을 담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1일과 2일 각각 2.54%, 1.60% 상승하며 ‘7만 전자’를 바짝 쫓았다. 지난 2~3일 이틀 연속 장중 7만원선을 탈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들이 물량을 내놓으면서 결국 6만원선에 머물렀다. 개인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 동안 삼성전자 4377억원을 팔았다.
반도체(DS) 부문에서 3조원 중반대 영업손실을 기록, 전 분기보다 적자폭을 줄였다. 주가와 본격적인 반등에 있어 가장 중요한 DS 부분에서 적자 폭을 줄이면서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에 여전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일각에서는 목표가를 대폭 하향하는 등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가 9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도 메모리를 비롯한 전반적인 전방 수요 상황은 올해 대비 개선될 것이 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반등에 성공하며 긴 터널을 지나 수요 회복의 시그널이 확인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DS 부문의 실적 개선이 4분기부터 가속할 것으로 보이며, 메모리 수요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 방향성에 집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기준 PC용 DDR4 8Gb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전달(9월) 1.30달러에서 1.50달러로 상승했다. 한 달 만에 15.38% 증가한 수치다. 고정 거래가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들이 대형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할 때 거래되는 가격이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보다도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기선행지표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표들이 조만간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며 “삼성전자의 주가와 경기선행지표는 밀접한 동행 관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내년 2분기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을 끝낸다면 하반기 D램 생산 증가율(전년 대비)은 10%에 이를 것”이라며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다시 둔화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삼성전자 주가에 매크로 불확실성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 만큼 낙관론과 비관론 그 어느 편에도 설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