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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웃고, K뷰티 울고…‘차이나 변수’에 엇갈린 희비

입력 | 2023-11-04 18:10:00

K뷰티, 중국 경기 침체로 여전히 실적 부진…LG생활건강 영업익 두 자릿수 하락
K패션,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실적 개선…삼성물산 패션·이랜드 등 매출 성장세




중국 소비 심리에 K패션·뷰티 업계 희비가 엇갈렸다.

화장품 톱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소비심리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한 3분기 실적을 낸 반면, 패션 톱 ‘삼성물산’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현지 법인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 두 자릿수 증가한 3분기 실적을 받았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을 중심으로 팔리던 고가의 럭셔리 기초 화장품 수요가 국내 중소 브랜드나 현지 브랜드로 나뉘며 국내 화장품 톱 회사는 휘청이는 모습이다.

반면 패션은 화장품 대비 중국 진출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K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패션 수요로 이어져 성장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6702억원, 영업이익은 88.2% 줄어든 80억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 측은 이번 실적 부진과 관련해 “중국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주요 채널인 면세와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대표 럭셔리 화장품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의 대표 라인 ‘천기단’을 시작으로 제품 리뉴얼에 나섰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기존 정체성과 헤리티지를 그대로 유지했고, 리뉴얼을 맞아 상하이에서 대규모 브랜드 홍보 행사를 열기도 했다. 다만 이는 최근의 변화인 만큼, 아직 리뉴얼 효과를 평가하긴 이르다.

그 사이 중국에선 현지 화장품을 소비하려는 심리와 조선미녀, 마녀공장, 클리오 등 4세대 중소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중국 내 화장품 소비가 기존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중심에서 보다 세분화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K화장품 소비 양상을 보면, 기존 1세대에서 4세대로 옮겨가 취향이 세분화하고 있다”며 “4세대 화장품의 약진이 1세대 화장품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톱 화장품의 빈 자리를 해외 명품 화장품이 채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중국인 고객이 다수를 차지하는 면세점에서는 국내와 해외 화장품 매출 비중이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4대 6이었지만, 최근에는 2대 8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기존 K뷰티 투톱 화장품 업체들의 힘이 빠지면서 중소 화장품 브랜드와 해외 명품 브랜드가 그 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K뷰티 투톱은 고가의 대표 럭셔리 화장품을 중심으로 전개한 만큼 수요가 높을 때 매출 비중도 높았지만, 현재 인기 있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는 아직 절대적인 매출 비중은 작아 국내와 해외 화장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벌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패션업체들은 중국 리오프닝 이후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4560억원, 영업이익은 13.8% 성장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낸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국내 소비심리 위축 현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두 자릿수 성장한 영업이익을 냈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중국 법인의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며 “엔데믹 효과에 따라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과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매출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해외에서 유일하게 중국법인을 운영 중이다. 대표 브랜드인 빈폴과 국내에선 전개하지 않는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등 2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중국 사업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신장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뿐 아니라 이랜드 역시 올해 중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내다본다. 이랜드의 중국법인은 지난해 1조16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 전개 중이던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를 리뉴얼한 데 이어 올해 세를 확장한 ‘뉴발란스 키즈’를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세다. 여기에 올해 재진출을 선언해 전개 중인 ‘스파오’까지 힘을 더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코오롱스포츠 역시 중국에서 올 상반기에만 2000억원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목표인 연 매출 4000억원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F&F도 중국에서 전개 중인 MLB를 중심으로 현지 매출이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K패션은 코로나19 발발 시점인 2020년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상승세를 그리고 있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K패션 수요가 확실히 올라오고 있고,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야외활동 심리가 개선돼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