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아이스크림-수박-선풍기까지
역대 최고기온에 여름철 제품 불티
유통업계, 아우터 매출 저조 우려
“기후에 영향받지 않는 옷들 인기”

올해 11월 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여름철에 주로 팔리던 얼음, 아이스크림 등의 편의점 판매량이 10% 이상 늘었다. 겨울이 늦게 찾아오면서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를 앞세워 대대적 쇼핑 행사를 진행하려던 백화점, 대형마트들은 매출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5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0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일주일 동안 얼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3%, 아이스크림은 17.2% 늘었다. 얼음컵에 부어 먹는 파우치형 아이스드링크(20.8%), 맥주(11.3%) 등 여름철 판매 비중이 높은 제품들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유통업계에서는 예년보다 따뜻한 날이 많아지면서 단가가 높은 겨울용 아우터 매출이 저조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통상 4분기(10∼12월) 매출이 1년 중 가장 높다. 롯데그룹이 12일까지 진행하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통합 마케팅 행사 ‘레드페스티벌’을 비롯해 신세계그룹이 19일까지 진행되는 ‘대한민국 쓱데이’ 등은 판매 핵심 품목으로 겨울용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겨울 의류 구매를 미루는 등 소비 패턴이 바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이모 씨(27·여)는 “아직 니트 안에 긴팔 대신 반팔을 받쳐 입는 조합으로 자주 입는다”며 “겨울 코트를 구입하려 했으나 별로 춥지가 않아 굳이 살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유통 및 패션업계에선 “기후가 예측불허로 바뀌면서 관련 마케팅이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토로할 정도다.
이에 업계에선 변덕스러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을 마련하고, 기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판매 주력군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겨울에도 여름용 상품을 파는 ‘역시즌’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해 패션 키워드는 ‘기후’”라면서 “어떤 기후에도 영향받지 않는, 활용도 높은 옷들이 인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