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의 심장 수술 후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농구스타 한기범 씨는 꾸준한 걷기와 주 2회 농구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0년 첫 수술 때는 직접 비용을 댔지만 2008년 두 번째 수술 때는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받았다. 잇단 사업 실패 등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새 생명을 얻은 뒤 그는 자신이 받은 만큼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사단법인을 만들어 2011년부터 심장병을 앓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 경기를 열기 시작했다. 주변에선 ‘한두 해 하다 말겠지’ 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겐 열정과 끈기, 그리고 보란 듯 해내고픈 오기가 있었다. 13년째인 올해도 9월에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3 희망농구올스타’ 자선 경기를 열었다. 남녀 프로선수들과 연예인들이 참가했고, 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은 십시일반으로 기부를 했다. 매년 5명 안팎의 어린이들이 심장병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는다. 재단은 첫 자선 경기 이후 100명이 넘는 어린이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한때 애주가였던 그는 최근엔 와인에 푹 빠졌다.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한두 잔씩 오랫동안 음미하며 마신다. 와인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된 그는 와인 1000종류 시음을 새 버킷리스트로 정했다. 현재까지 약 400종류의 와인을 맛봤다. 지방을 돌며 옛날 그림이나 골동품도 수집하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다는 그는 그림이나 골동품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스토리를 알게 되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예순까지 사는 게 소원”이라던 그는 올해 예순이 됐다. 여전히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는 그는 “힘든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농구를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 모든 아이들이 밝게 웃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