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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기현 울산 불출마 가능성… 장제원-권성동 등 희생해줘야”

입력 | 2023-11-06 03:00:00

인요한 혁신안뒤 당내부 압박 이어져
김측, 험지 출마등 다양한 카드 검토
인 “친윤 중진, 혁신안 안받을수 없어”
일부 친윤은 “혁신위가 분란만” 반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핵심은 김기현 당 대표와 친윤(친윤석열) 장제원 의원, 두 사람의 거취다.”(국민의힘 영남 중진 의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권고한 뒤 당내에서 김 대표와 친윤 핵심 의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김 대표와 일부 친윤 의원 등은 즉답을 피하고 있지만 여권 안팎에선 “죽어야 당이 사는 길”이라며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 당내 “장제원·권성동 친윤 핵심 희생해야”


국민의힘 내부에선 4선의 김 대표가 지역구(울산 남을) 불출마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발표 시기의 문제일 뿐 험지 출마 등 어떤 식으로든 김 대표가 총선 전 거취를 결단하리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 대표의 수도권 출마 가능성도 점치고 있지만 김 대표 측은 ‘수도권만 험지는 아니다’라며 다양한 카드를 열어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지역구에 불출마할 경우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수도권 험지로 갈 경우 예비 출마자들에게 둥지를 빼앗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고심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일찍 용단을 내리는 게 당장은 울림이 커 보일 수 있지만 ‘원 포인트’ 인적 쇄신으로 공천 막바지까지 총선 긴장감을 유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들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이나 선수를 불문하고 친윤 핵심이 나서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불출마할 사람이 몇 명 나오느냐가 큰 관심사인데 인 위원장이 먼저 이야기하는 바람에 더 못 나오는 상황이 됐다”며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장제원, 권성동 의원 등 상징적인 친윤 핵심 의원들이 두세 명 정도 희생을 해 줘야 당이 총선에서 유리해지는 구도”라며 “인 위원장은 권고였지만 언젠가는 응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5일 MBN 인터뷰에서 “(혁신위 권유를 친윤 중진이) 안 받아들이면 안 된다. 안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몇 명이라도 결단해서 분위기가 바뀌고 국민들도 ‘말만 하는 게 아니구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친윤 “대통령 도왔다고 불출마, 맞는 얘기냐”


친윤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친윤 의원은 ‘당이 원하면 불출마’하겠다고 발언한 이용 의원에 이어 “당이 개혁하고 혁신하려 한다면 후속 주자들이 막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친윤 의원은 “대통령을 만드는 게 정당의 궁극적인 목표인데 그걸 도왔다고 해서 불출마하라는 게 말이 맞는 이야기냐”며 “혁신위가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발표하고 멋대로 그렇게 해서 분란만 계속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지역구 의원은 지역 연고와 주민들과의 소통, 교감이 필요하다. 수도권 배치를 염두에 뒀다면 1∼2년 전에 ‘세팅(설정)’이 됐어야 한다”며 “선거를 코앞에 두고 연고가 없는 중진을 배치하면 수도권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인 위원장의 권고 범위를 두고 당 내부에선 ‘모든 전·현직 지도부나 중진 또는 친윤 의원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 위원장이 SBS 라디오에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임명에 대해 “사람을 너무 싸잡지 말고 좋은 면을 봐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 위원장은 인 위원장의 타깃이 아니다”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원외 인사는 “타깃은 장제원 의원 등 이른바 초기 ‘윤핵관’ 실세 옆에서 곁불을 쬈던 초·재선의 ‘친윤 호소인’들도 포함된다”며 “인 위원장이 권고 형식을 취한 건 스스로 결단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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