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개선 추진을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부는 급증하는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 대응 필요성과 함께 관행화된 불법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11월6일부터 내년 6월말까지 공매도를 전면금지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2023.11.5/뉴스1
국내 증시 역사상 네번째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첫날, 코스피는 4%, 코스닥은 6%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공매도 금지 기간에 증시가 대체로 강세를 보여오긴 했지만 금지 조치 첫날부터 양대 증시가 나란히 급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오후 1시25분 현재 코스피는 직전거래일 대비 99.55p(4.20%) 오른 2467.89에, 코스닥은 48.90p(6.25%) 상승한 830.95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날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 수혜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가장 최근 시행됐던 공매도 금지 조치(2020년 3월16일~2021년 5월2일) 첫날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19%, 3.72% 하락마감했다. 공매도 금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당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증시 변동성 우려가 더욱 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 재정위기 당시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인 2011년 8월10일에는 양대 증시가 모두 오르긴 했지만 코스피는 0.27% 상승에 그쳤다. 당시 코스닥은 4.77% 상승했다. 약 2개월의 금지 기간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6%, 12.3%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공매도 금지조치가 시행된 2008년 10월1일에는 코스피 0.58% 하락, 코스닥 0.04%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8개월간의 금지 기간에 코스피는 오히려 3% 하락하고 코스닥은 20% 올랐다.
지난 세번의 공매도 금지조치 기간에 증시가 대체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양대증시 급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다만 공매도 금지 자체가 주가 상승에 주요한 동력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8년, 2011년, 2020년 모두 주가 반등은 공매도 금지 그 자체보다는 직전의 주가 급락을 유발했던 요인들이 각국 정부의 부양책,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진화됐다는 점이 본질적인 촉매 역할을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