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공사장에서 철제 가림막이 강풍에 쓰러져 행인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6일 전국 곳곳에서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중상자 중 한 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 강풍 피해 전국에서 잇따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반경 마포구 동교동 홍대입구역 8번출구 앞 1층 상가 인테리어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약 3m 높이의 철제 가림막이 인도로 쓰러졌다. 사고 현장은 평소 외국인 관광객 등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다.
뉴시스
목격자들은 “임시로 설치된 가림막이 기울더니 쿵 소리를 내며 도로를 덮쳤다”고 설명했다. 가림막이 보행자를 덮치면서 50대 여성 A 씨가 심정지 상태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40대 남성도 얼굴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5일 밤부터 6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순간적으로 초속 20m(시속 70㎞)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피해가 잇달았다.
이날 오전 7시 반경엔 마포구 공덕동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 외벽 가림막이 기울어지면서 붕괴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만리재로 250m 양방향을 통제하고 2시간 반만에 응급복구를 완료했다. 오후 3시 45분경에는 송파구 종합운동장역 근처에서 달리던 차량 2대 바로 앞으로 가로수가 쓰러지기도 했다.
오전 7시경에는 울산의 한 조선업체가 동구 방어동 공장에 설치한 자재 운반용 10t 타워크레인이 강풍을 이기지 못해 꺾이기도 했다. 길이 25m에 달하는 크레인 상층부가 내려앉았지만 작업 일과가 시작되는 오전 8시 이전에 사고가 나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이 일대의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29.8m(시속 107㎞)에 달했다.
강풍과 함께 비가 내리면서 빗길 교통사고와 침수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0시 반경 서 동부간선도로에선 빗길에 승용차 1대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둔치로 추락해 20대 남성 운전자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승한 20대 여성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인천 강화군 한 낚시터에서는 오전 2시 31분경 낚시객 3명이 차오른 빗물에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추위에 두꺼운 옷 입은 어린이들. 뉴스1 DB
● 서울 체감 영하 2도, 올해 첫 한파특보
기상청은 6일 오후 9시를 기해 한파 특보를 내렸다. ‘역대 가장 포근한 11월’을 기록한지 며칠 만에 깜짝 한파가 찾아온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부터 강원 태백 산지와 경북에는 한파경보, 서울과 경기 동·북부, 충북, 강원도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강원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눈으로 바뀌었다.
7일 아침 체감온도는 서울 영하 2도, 인천 0도, 강원 대관령 영하 9도 등으로 예상된다. 그 밖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15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초속 25m(시속 90㎞)의 태풍급 강풍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위는 8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