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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뷰]바리스타-치킨 로봇… 스마트상점 기술로 소상공인에 날개

입력 | 2023-11-07 03:00:00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맞춤 컨설팅
민간 기업 패키지 보급하고 일부 사업비 지원해 상생
‘2023 소상공인대회’에서 스마트상점 모델숍 등 선보여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여한 ㈜엑스바디 스마트테크PT 솔루션 기기.


소비·유통 환경이 급변하면서 비대면·디지털 기술 도입을 서두르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2, 3년 전만 해도 대도시인 서울에서조차 디지털 기술 도입을 망설였지만 지금은 스마트상점 기술을 도입해 성과를 거두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박성효)은 2020년부터 소상공인 사업장에 스마트기술 도입을 지원하고 점포 경영과 서비스를 혁신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은 소상공인에게 서빙로봇, 조리로봇, 테이블오더, 키오스크, 사이니지, 경영관리 프로그램 등 스마트기술 도입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많게는 1000만 원이 넘는 투자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상공인에게는 반가운 지원제도다. 경영·서비스 혁신을 위해 핵심 스마트기술 1개 이상 도입을 지원(최대 500만 원)하는 △일반형과 협동로봇 1개 이상을 지원(최대 1500만 원)하는 △미래형, 기술패키지를 지원(최대 1250만 원)하는 △상생형, 오프라인 경험요소와 스마트 기기 도입을 지원(최대 2000만 원)하는 △경험형으로 나누어 지원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만2000개 점포에 스마트기술을 보급 완료했고, 올해는 5500개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정책의 성과는 이제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도입으로 상품 정보와 이벤트 정보매장 홍보에 역동성이 생겨 매장 내 마케터 역할도 하고, 상대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교외음식업은 서빙로봇이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그간 규모가 영세한 소상공인들은 스마트 기기 도입이 필요함에도 높은 문턱과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중기부와 소진공은 △문턱을 낮추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며 △신속하게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도입률을 높여 나갔다.

먼저 중기부와 소진공은 스마트기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기술 피칭대회’를 개최해 사업장에 접목 가능한 기술을 발굴하고, 소상공인 점포 맞춤형 일대일 기술선택 전문 컨설팅을 추진하여 스마트 기술에 대한 문턱을 낮췄다. 또 간이과세자, 1인 사업장, 장애인 등 영세한 취약계층의 자부담률을 기존 30%에서 20%로 완화하고, 사업 전용 제휴카드를 도입해 기존 일시 납부를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여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경감했다. 민간기업과 소상공인 간 상생으로 스마트상점을 구축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민간 선도기업의 패키지 보급으로 사업의 실효성을 높였고 사업비의 일부(30%)를 부담하기도 해 진정한 상생을 이뤘다.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현장. 

이 같은 스마트기술의 성과는 11월 3일(금), 4일(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3년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됐다. 이 대회는 소상공인에 대한 국민 인식과 사회·경제적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11월 초 ‘소상공인 주간’에 열고 있다. 올해는 정부 부처, 국회, 민간 협·단체, 소상공인 1000여 명 등이 참여했다.

우수 소상공인 포상, 박람회, 기능경진대회 등 한 해 동안 우수한 성과를 이룬 소상공인을 살펴봤고 정책홍보관, 판매관, 체험존 등의 부스를 운영했다.

㈜XYZ의 아이스크림 로봇. 

‘스마트상점 모델숍’으로 운영한 체험관에서는 치킨로봇, 바리스타로봇 등 12종의 스마트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스마트상점 솔루션 기업인 넥스트페이먼츠의 돈가스 로봇은 자동화된 요리 전 과정을 보여줬고 완성된 돈가스를 시식할 수 있어 행사 기간 동안 관람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넥스트페이먼츠 돈가스 로봇. 

스마트상점 기술 기업인 웹플래너의 푸드3D프린터는 약 1000가지 디자인이 내장된 초콜릿 제작 기술력을 선보여 부모와 함께 방문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헤어스타일링을 체험해볼 수 있는 이색적인 거울도 볼 수 있었다. 두피 상태를 정밀 분석해 맞춤형 시술을 제안하고 미용 실습을 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져 1인 미용실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코가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의 서빙로봇.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스마트기술(AI, IoT, VR·AR 등)이 제품 생산, 경영,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소상공인의 디지털 환경 변화 대응은 중요하다”며 “스마트상점 모델숍에 전시된 서빙로봇, 조리로봇 등 다양한 기술을 공단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인터뷰… “골목상권 디지털 전환,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할 것”

“팬데믹 기간 동안 골목상권 디지털 전환의 씨앗을 뿌렸다면 지금은 본격적인 확산기입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사진)은 소상공인들에게 스마트 기술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다고 말한다. “1∼2년 전만 해도 도입 효과에 의문을 가진 사업자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필요성을 절감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특히 영세한 소상공인일수록 스마트 기술 도입이 더 절실하다는 게 이 소장의 말이다. 걸림돌은 도입 비용이다. 고비용, 구인난, 금리 인상 등 3중고로 골목상권 소상공인은 붕괴 직전이라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체감하면서도 비용 부담으로 기술 도입을 미루는 사업자가 많다.

이 소장은 골목상권의 디지털 인프라를 위해서는 정부의 스마트상점 기술 보급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스마트 기술을 통해 결제나 단순 반복 노동, 고객 관리와 응대, 마케팅 등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 정부는 소기업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결제 로봇 디지털 사이니지 등 소상공인 소기업 디지털 전환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이 소장은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대동맥 역할을 했듯이 골목상권 디지털 전환 정책이 700만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에 초석이 될 것이므로,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와 생존을 위해 골목상권 디지털 전환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