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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폰 시대 온다”… 삼성-구글 연합, 애플 꺾고 시장 선점 승부수

입력 | 2023-11-07 03:00:00

삼성 “하이브리드AI 기술 준비”
내년 1~2월 출시 갤S24부터 적용
구글도 ‘AI 비서’ 바드로 지원사격
독자생태계 애플, AI폰 전략 불투명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자 프리미엄폰 시장을 둘러싼 정보기술(IT) 업계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010년대 초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빠르게 전환한 것처럼 AI폰 시대가 곧 열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AI 및 모바일 업계에서는 개방형 생태계를 대변하는 삼성전자, 구글 연합 체제와 독자 생태계를 고집하는 애플 체제 간 경쟁에 주목하고 있다.

● 삼성, 내년 AI폰 공식화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7∼9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온디바이스 및 서버 기반 하이브리드 AI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며 해당 기술의 내년 도입을 예고했다. 기기에 직접 탑재하는 AI와 클라우드 기반의 외부 연동 AI를 결합한 투 트랙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는 오로지 기기 사용자에게 집중하며 깊이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평상시 이용자 생활 패턴에 맞춰 자동으로 일정을 관리해 주거나 전화·문자 응대, 사진 편집, 앱 최적화 등을 개인화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AI가 내년 1∼2월 출시되는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폰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개방형 생태계를 내세우고 있다. 하드웨어, 칩 설계 등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운영체제(OS)·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는 구글과,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 왔다. 이번에도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에 주력하고, 클라우드 AI 분야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구글은 ‘바드’로 지원사격

개방형 생태계를 추구하는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폰에 접목할 AI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4일(현지 시간) 신제품 발표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에서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생성형 AI 바드를 결합한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를 곧 출시한다고 밝혔다. 바드의 추론·생성 능력이 더해져 이메일 관리 등 각종 업무나 일상 속 여행 계획 짜기 등 ‘인간 비서’와 다름없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메일, 구글 독스(문서작성) 등 각종 구글 앱과도 연동해 검색, 요약 등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신작에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구글은 같은 행사에서 자사 최신 스마트폰인 ‘픽셀8’ 시리즈를 공개하며 직접 개발한 텐서 G3칩이 탑재돼 AI 성능이 대폭 강화됐다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픽셀폰은 OS 최적화를 위한 레퍼런스폰 성격이 크다”며 “삼성 등 온디바이스 AI를 준비하는 안드로이드 폰 업체들의 중요한 샘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발등에 불 떨어진 애플

애플은 아직 AI폰에 대한 전략이 불투명하다. 지난달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이르면 내년 고도화된 AI 기술을 적용한 ‘시리’를 출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구글, MS, 아마존 등 경쟁 빅테크들이 앞다퉈 생성형 AI를 선보이는 동안 주목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올 7월 내부에서 ‘애플 GPT’를 구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정도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AI를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중 어느 형태로 할지 내부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서비스 조직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AI 앱을 추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알려졌다.

폐쇄형 생태계를 구축해 온 애플은 모든 숙제를 혼자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온디바이스는 물론 OS인 iOS 생태계까지 독자적으로 구축해야 해서 빠른 시간 내 모두 해결하기 버거울 것”이라며 “또 전략 스마트폰 발표 시기가 매년 하반기(7∼12월)여서 삼성이 시기적으로 먼저 치고 나가기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