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탈주범 김길수, 63시간만에 의정부서 붙잡혔다

입력 | 2023-11-07 03:00:00

경찰 조사받던 여자친구에 전화
경찰, 공중전화 위치 확인해 검거
동생 등에 받은 100만원 쓰며 도피
현상금 1000만원으로 올린 상태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다가 병원에서 달아난 피의자 김길수 씨(36·사진)가 도주 63시간 만에 경기 의정부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6일 경기 의정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24분경 의정부시 가능동의 공중전화 인근에서 김 씨를 검거했다. 이날 김 씨는 여자친구 A 씨에게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A 씨는 전화를 받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 검거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발신번호가 공중전화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형사를 보내 김 씨를 검거했는데 김 씨는 4일 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상가에서 구입한 검은색 점퍼 차림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 시도는 없었고 다소 저항을 하긴 했지만 안전하게 제압했다”고 밝혔다.

경찰 지시로 김 씨 검거를 도운 A 씨는 김 씨가 도주 직후 의정부로 갔을 때 택시비를 내주고 10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

경찰은 김 씨가 특수강도 혐의로 지난달 30일 경찰에 체포된 장소도 의정부의 한 숙박업소라는 점에서 의정부 일대를 집중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 주겠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이를 보고 현금 7억4000여만 원을 들고 나온 피해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범행 후 의정부 숙박업소 여러 곳을 전전하다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김 씨는 2일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를 삼켰다며 복통을 호소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옮겨졌다가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병원에 입원했다. 그리고 4일 오전 6시 20분경 병원에서 화장실에 가겠다고 해 교도관들이 수갑 등 보호장비를 잠시 풀어준 사이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도주 당시 병원 직원들이 입는 남색 상하의 차림이었던 김 씨는 도주한 당일에만 베이지색 상하의, 검은색 상하의로 옷을 두 차례나 바꿔 입으며 추적을 피했다. 또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A 씨와 친동생을 만나 건네받은 현금 100여만 원만 사용했다.

법무부는 김 씨 도주 다음 날인 5일 현상금 500만 원을 내걸었고 6일에는 현상금을 1000만 원으로 올렸다. 경찰은 “김 씨의 도주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는 중”이라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서울구치소에 인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