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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성형의사, 알고보니 간호조무사…수십억 보험사기

입력 | 2023-11-07 11:09:00

성형수술 후 무좀·도수 치료로 위장
환자 4명 영구장애 부작용
환자당 평균 300만원 보험금 챙겨




간호조무사에게 성형수술을 하도록 하고,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를 상대로 무좀과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며 수십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도운 사무장병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 의료법, 보험사기방지특별법(무면허) 위반 등의 혐의로 사무장병원 대표 A(50대·여)씨와 가짜 의사 B(50대·여)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의사면허를 대여해 준 의사 3명과 알선 브로커 7명, 보험금을 불법 수령한 환자 305명 등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의사면허를 대여 받아 경남에서 사무장병원을 차린 뒤 성형시술 비용을 도수·무좀 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며 허위 진료영수증을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간호조무사인 B씨를 강남에서 유명연예인을 수술한 경험 많은 성형전문의로 홍보해 눈·코 성형 및 지방제거술 등 총 72차례에 걸쳐 무면허 수술을 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에게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 4명은 눈이 감기지 않는 등의 부작용으로 영구장애를 얻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B씨는 또 서울과 경기 등에서 동종범죄로 2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경찰 수사 중에도 허위 의사면허증을 이용해 타 병원에 취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B씨는 코로나19 발생하기 전 중국으로 원정수술을 가거나, 명의를 대여해준 의사가 B씨의 성형수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B씨는 매주 500만원 상당의 월급을 챙기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환자들이 성형 비용을 실비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통원 실비 최대한도액(10만~30만원)까지 10~20회 도수·무좀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 기록을 만들어 준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들은 허위 진료기록을 보험사에 청구해 1인당 평균 3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는 등 총 10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챙겼고, A씨가 운영한 병원은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1억2000만원 상당의 요양 급여비를 챙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브로커들은 환자를 유치한 대가로 수술비의 10%를 받았다.

경찰은 A씨와 보험금을 챙긴 환자 등으로부터 몰수·보전을 통해 3억5000만원 상당을 기소 전 보전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보험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피해를 초래하는 민생범죄로 엄정대응 하겠다”면서 “환자들도 실제 진료 사실과 다른 서류를 이용해 보험금을 받으면 보험사기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