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갱도 등에서 산발적 보수 정황, 핵실험 임박징후는 아직 없어 ‘화산-31형’ 등 전술핵 성능검증 위한 핵실험 가능성 상존 한미, 北 올해 안에 핵탄두 6~12기 분량 핵물질 확보 추정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5월에 공개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 사진. 민간 상업위성이 4월에 촬영한 것이다. 동아일보 DB
최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지속적인 정비 동향이 포착돼 한미 당국이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로는 보이지 않지만 ‘화산-31형’ 등 전술핵의 성능 검증을 위한 핵실험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으로 보고 한미는 관련 움직임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까지 풍계리의 주요 갱도 등 핵실험장 일대에서 정비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동향은 정찰위성 등 한미 감시망에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신기자 등이 참관한 가운데 3번 갱도 입구 등 핵실험장의 일부 시설을 파괴했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3번 갱도 진입 터널을 새로 만드는 등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에 착수한 정황이 민간 상업위성 등에 속속 포착된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장비와 인력의 움직임이 산발적으로 잡혀 한미가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7차 핵실험의 임박 징후로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한미는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갱도 되메우기와 계측 장비 설치 징후 등 핵실험 직전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것.
하지만 한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공개한 ‘화산-31형’ 등 전술핵의 성능 검증을 위해선 7차 핵실험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정비가 완료되면 언제든 7차 핵실험에 나설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미 군 당국은 올해 북한의 핵물질 생산량을 예년의 2배 가량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작년 말 핵탄두의 기하급수적 증강과 올 3월 핵물질 생산 확대를 지시한 것을 계기로 올해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 및 재처리시설과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최대한 가동해 무기급 플루토늄(Pu)과 고농측우라늄(HEU)을 다량 뽑아냈을 것으로 한미는 보고 있다. 9월 하순에 영변의 5MW 원자로의 가동 중단 정황 등도 원자로내 폐연료봉을 꺼내어 재처리를 통한 무기급 Pu 추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미는 보고 있다.
통상 북한은 연간 3~6개 가량의 핵탄두 제작 분량의 핵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분석돼왔다. 한미 군 당국의 새로운 추정대로라면 북한은 올해 안에 6~12개 분량의 핵탄두를 제작할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